제 목 : 반반이라 하기 싫은 결혼

딸이 사귀는 남친과 재작년에 결혼을 했어요.

양가에 인사를 하고 예식장을 정하는데 하루 한번만 노을이 질 무렵 예식이 있는 곳이고

누구나 토요일을 원하기 때문에 1년 2개월 후로 날짜가 잡혔어요.

그 기간 안에 결혼 준비를 하기에 시간이 충분하니 좋겠구나 했는데

아이들 둘 다 일을 해서 주말에만 시간이 되니 충분하지도 않았어요.

예식 비용은 양가 부모가 부담하기로 해서 

아이들은 그 이외 부대로 들어가는 비용(웨딩플래너, 스드메 등)들을 서로 공동 통장을 만들어

편하게 거기서 꺼내쓰는데 그것도 수천만원이 들어갔더라구요.

 

집이 제일 큰 문제였는데 사위가 부모님이 현금 X억 지원이 가능하다 하셨다고 했대요.

저희도 정말 거짓말 처럼 그 정도 해줄 수 있는 상황이라 집을 XX억 예산에서 전세를 구하게 되었어요.
이 부분이 제일 중요했는게 그게 정말 매끄러웠어요.
예물이나 예단은 하지 않기로 한 결혼이었는데 사돈댁에서
결혼식 한달 전에 딸아이에게 고가 반지와 목걸이를 해주시는 바람에
저희쪽에서도 기왕 이렇게 된거 사위 첫 생일에 해주려고 마음 먹었던 시계를 급하게 예약을 해서

너무너무 운 좋게 바로 선물 할 수 있었구요.
집 안에 들어가는 가구나 가전은 저희 쪽에서 다 준비해 주었어요.
그냥 제 맘에 드는거 제 맘대로 해주고 싶어서요 ^^

결과적으로는 비스무리 반반이었지만 전 이걸 요즘 말하는 반반 결혼이라고 생각하는게 싫어요.
반반 결혼이라는 말 자체가 너무 계산적으로 들려서요.
또한 여자 쪽 부모는 덜 쓰려 하고 남자 쪽이 더 부담한다는 뉘앙스가 깔린 글들도 마음이 편치가 않아요.

결혼을 놓고 저울질 하는게 너무 싫네요.
비슷한 처지로 만나 계산하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만큼 각자 최선을 다해 해주는 것,
저는 그게 가장 건강한 결혼이라고 믿어요.

비슷한 처지로 만나게 되어 감사하고
서로가 최선을 다해 아이들의 미래를 도왔다는거,

결혼시키고 이렇게 마음이 뿌듯하고 좋을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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