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나이먹을 수록 부모가 싫어지네요

아기를 낳고 육아를 하기 시작하면서 부모가 예전보다 훨씬 더 싫어집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유가 몇 가지 있더라고요.

어릴 때는 부모를 절대적인 존재 로 보지만 나이가 들면 부모를 하나의 인간 으로 보게 되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감정 조절 못하는 모습, 모순적인 말, 책임 회피 같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죠. 저희 엄마는 화나면 식칼을 들기도 했었는데 무섭기는 커녕 우습기만 했어요.

 

둘째, 독립할수록 부모의 말이 조언이 아니라 간섭 으로 느껴집니다.책임은 백프로 내가 지는데 결과는 부모가 평가하는 구조,  “너 걱정돼서 하는 말이야”라는 말로 포장된 통제, 거절하면 바로 서운해지는 감정 압박. 예전엔 참았는데 이제는 너무 무례하게 느껴집니다.

셋째, “나라면 내 자식한테 저렇게 안 했을 텐데” “그때 왜 보호해주지 않지?” 이런 생각이 계속 듭니다. 과거가 미화가 아니라 재해석되는 느낌입니다.

넷째, 부모가 늙어갈수록 역할이 뒤집힙니다. 키워줘서 감사하다는 기껏해야 20년인데. 그 이후의 삶은 왜 내가 부모 노릇을 해야 하지?’ 
이런 피로가 쌓입니다.

 

 

 그리고 경제 관념

 나이가 들수록 부모의 돈 감각이 점점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본인은 무계획 소비하면서 자식돈은 안 아껴쓰고 체면만 중시하네요 ㅎㅎ

 

저는 맞벌이로 일하면서 육아하고 재태크 공부도 하는데 부모님은 평생 공부도 안하면서 돈없다는 신세한탄만 해요 ㅎㅎ 시대는 가장 잘 타고 났으면서.

부모의 감정적·비합리적 경제관념 때문에 관계가 계속 소모되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은 있었을지 몰라도 존중은 없었다는 기억 때문인 것 같습니다. 비교, 무시, 사과 없음, 감정 삭제. 이게 쌓이면 성인이 된 뒤엔 더 이상 견디기 어렵습니다.

이게 불효인지, 내가 예민한 건지 계속 고민했는데 알고 보니 꽤 흔한 감정이라고 하더군요.
부모를 무조건 좋아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거리 두는 게 사랑이 없는 게 아니라
자기 보호 일 수도 있잖아요.

혹시 저만 이런 건가요?
다들 나이 들면서 부모에 대한 감정, 어떻게 변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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