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남자는
내가 사라지는 것을 끝까지 바라보았소
말 한번 해본 적이 없는 사이었는데
그랬소 저 남자는 나를 정말 좋아했던걸까
하며 그 자리를 떠났소 다시는 만난 적이 없소
그런데 말이오 그남자가 14층에 살았다 치면
그 남자가 떠난 후
12층에 사는 노총각이 또 나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이었소
15층짜리 아파트에서 두 집에서나 노총각이
나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은
혹시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내가 그렇게 못 생긴 것은 아니었던게 아닐까
나는 그당시 진지하게 생각에 잠겼소
두 명이나!
그때 아마 나는 못 생긴 내 인생 중
가장 아름답던 시절이었던게 아닌가
생각해보오
누구나 꽃처럼 피어나는 한 시절이 있는데
나는 몰랐으나 그 때 나는 그 시절을
지나가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오
12층 노총각은 고위?공직자인 아버지와
쳐다만 봐도 별난 어머니를 가진 외동아들이어서
나는 또 싫다고 말했는데
처음에 밝혔듯 사실상 예쁘지 않은게
사실은 사실인데
이렇게 까다로우니
나는 그만 노처녀인 채로 삼십대 중반을 향해 가게 되고야
말았던 것이었소(12층도 거절)
또 재미있다고 해주신다면
그 다음 이야기도 가져와 보겠소
겨울밤이 깊어가오
그저 이야기가 하고 싶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