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쓸데없이 긴 이야기

며칠전부터 제가 원인모를 두통이 계속 되더니 어제는 목 어깨가 아프더라고요.

오늘 아침 일어나니 목이 안돌아가네요.

휴일이라 병원도 문닫고, 제가 혼자서 갖은 스트레칭에 도구를 이용해서 목 어깨를 푼다고 난리를 쳤습니다.

그걸본 남의편이 저를 도와준다고 점심은 떡볶이를 사다먹자고 하더라고요. 

저도 오케이 하고 점심은 편히 넘어가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주문하려던 저희동네 별떡볶이집이 오늘 휴무인거에요.  남편은 나가서 다른걸 사오겠다는데 다른 떡볶이집은 너무 맵고 짜서 제가 싫어하거든요.

 

그순간 어제 사온 김 나던 쫄깃 가래떡 먹고 남은거랑 냉동실에  굴러다니는 떡볶이떡 남은게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어제 마침 어묵도 사다놓은게 생각났어요.  그래서 나갈거면 (남편이 휴일이면 식사전 동네산책하는 습관이 있어요)  차라리 프랜차이즈 빵집 닭가슴살 샐러드를 사오라고 했어요.   떡볶이랑 어묵탕은 탄수화물 덩어리라 닭가슴살 샐러드라도 곁들이면 좀 나을것 같았어요.

남편이 그렇게 나갔는데 동네 빵집에 샐러드가 제가 주문한게 아니라 내용도 허접한 것밖에 없다는거에요.  사실 그 옆 반찬가게나 조금 먼 다른 샌드위치집 가면 나은게 있을텐데 남편이 못알아듣는척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거라도 사오라고 했어요.

 

어묵탕이 원래는 육수한알 넣고 대충 끓이려던건데 국물이 어째 썰렁해서요, 하다보니 제가 무랑 양파 배추대를 넣고 있더라고요.  기왕 하는거 맛있게 하자고 디포리도 넣고 주섬주섬 버섯도 찾았어요.   청양고추도 찾고 대파도 듬뿍 썰어넣고, 어묵도 끓는물에 데쳐서 어묵탕을 끓였어요.

떡볶이도 냉동떡 해동하고 어제산 가래떡 굳은건 썰고 어묵탕 육수에 양념 만들어 양배추도 썰어 넣었고요.

그리고 기대했던 샐러드가 넘 부실해서 주섬주섬 채소를 다 찾아서 씻고 썰고 했네요.

 

마지막 상을 차리면서 이게 뭐라고  내가 왜  이걸 시작했을까 처음 시작은 이게 아니었는데 차라리 밥을 차려먹을걸... 했네요

누가 시킨게 아니니 미련한 저를 탓합니다.

식구들이 맛있게 먹긴 했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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