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은 자상해요. 귀찮아 하는 것도 없고 가정적이고 직장다니면서도 설거지도 잘하고 요리도 하고.방치되있는 식재료 손질도 알아서 척척합니다.
지금도 나가보니 뒷베란다에 있던 오래된 대파 손질을 깨끗하게 해서 씻어 놓고
설거지며. 음쓰며 정리 하고 있더라고요.
오늘 저녁도 남편이 요리해서
제일먼저 저 맛보라고 작게 떠다
먹여 줬습니다.
남들한테는 냉정한편인데 가족들한테는 무한 따뜻한 사람.
평생을 잔소리 안하고 한눈 안팔고 성실하고
저랑 취미도 같아 주말마다 여행 다니고
등산하고
잘 지냅니다.
아이들은. 아빠 닮았으니 얼마나 자상하고
착하겠어요.
사람들이 많이 부러워 합니다.
근데요.
제가 말도 못할만큼 너무 불우하게 성장을 해서인지
늘 마음이 힘들어요.
지금의 행복을 느끼고 누려야 하는데
가슴이 밑빠진 독같고
그 빠진 밑이 거의 심연에 가까우니
정신줄 놓으면 바로 깊은 우울증으로 이어질까 늘 저를 다독이며 삽니다.
성장기 기억이 이토록 평생을 붙잡을 지 몰랐어요.
그간 저도 바쁘게 살아 어느정도 누르며 살았는데
퇴직하고 전업되고 시간이 많아지니
드디어 대면을 하고야 말았네요.
아이들.
잘 키워야 해요. ㅠㅠ
유아기 불행은 평생을 잠식하고 갉아 먹네요.
저도 죽을 힘을 다해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