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초중반 부부.
20대 후반에 만나 불꽃같은 연애 짧게 하고 결혼
둘다 돈없어 반지하 원룸에서 꿈같은 신혼을 1년쯤 보내고
큰애 태어나 너무 이뻐서 또 꿈같은 시간 보내고
둘째 태어나고
아마 이때쯤부터 나는 현실의 아줌마가 되어
내집 마련
애들교육
이 두가지의 목적을 위해 살아온거 같아요.
세상 순둥이 돌쇠남편도 당연히 따라줬구요.
그러면서 많이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고
그래도 애들이 중간에 있으니
또 금새 애들 핑계로 뭉치고
그렇게 자산도 늘고 애들 대학도 가고
그런데 한 7~8년전쯤 그 순둥이가 변했더라구요.
여전히 가족중심이긴 한데
내가 듣기 싫은 말 조금이라도 하면
대들고
그러더니 요새는
완전 희끗 흰머리에 50대중반 아저씨
사고방식은 유연성이 떨어지니
이제 노인으로 가는구나 싶고
소화기능 떨어지는지 수시로 방구 뿡.
하는데
그래도 젊어서 앳되었던 외모. 나한테 또 애들한테 하두
잘 해서 언제 저렇게 늙었나 싶어
안쓰러워요.
근데
저런 젊은 시절의 추억들이 없이
40대 중반 이후의 남편과 재혼상대로 만났다면 절대 재혼 안 했을 듯. ㅎㅎ
재혼 성공하려면
젊은 시절의 열정 없이도 유지되려면
현재의 부족함을 채워줄 뭔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갖춘 남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을것 같아요.
경제적으로 확실히 안정감을 주거나
인격이 훌륭하다기나
다정다감하거나
등등
또 적당히 눈 낮춘다 해도
살면서 싫은 순간, 그 순간을 이겨내게 해 줄
과거의 고마운 기억들도 없을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