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저희 아이가 07년 올해 고3이었는데

남편집쪽일 가능성이 많은 어느 조상님께

성실과 근면 유전자를 받았던 것 같아요

 

저희집은 게으른 쪽에 가까워서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데

 

이 성실함이 얼마나 좋은 유전자인가 하고

아이를 보면서 내가 얼마나 게으르고 나태하게

학창생활이든 직장생활이든 해왔던가

하면서 참 부끄러웠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일처럼 작은 일부터

정해진 시간에 학원가고 공부하고

하는 일들을 단 하루도 허투루 하는 법 없이

정말 성실하게 해왔거든요 그래서 수능치러 가기 전에

제가 너는 3년간 단 하루도 단 한시간도

시간을 허투루 쓴 날이 없어 하고 아이를

보냈는데 막상 수능결과는 좋지 않아서

너무너무 괴로웠어요

 

 

아 평범한 아이의 한계로구나 노력한다고 되는게

아니구나 세상에는 이런 성실함만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는 천재들이 많구나 대치동에 그냥 가라는게 아니구나

이런 시골에서 이런 평범한 아이들이 다니는 일반고에서는 안되는구나 하고 수능을 치고 나서야 현실의 벽을 깨닫고 자괴감이 들었어요

 

이제 그만하고 자라고 말하면

30분만

또 그만하고 자라고 하면

30분만 하며 자리를 지키던 그 시간들이

너무 가여워 마음이 아팠고 재수를 한다고 해도

무슨 보장이 있나 하며 수능성적표를 받기까지

괴로운 시간을 보냈어요

오히려 아이가 담담하게

그것까지 다 내 실력이라며 할 수 없다고 하는데

 

 

변명이나 핑계가 늘 앞섰던 저로서는

다 쏟아부은 사람은 결과도 저렇게 받아들이는구나

하며 그저 아이에게 배울 수 밖에 없었는데

입시 결과는 뜻밖에도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고

설마했던 곳까지 어제 오후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성실함과 매일매일의 힘은 너무나 놀랍고

대단하였고 그것을 3년을 해내는 것을 지켜보았는데

또 성실과 땀은 배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이를 통해서

배우게 됩니다 그 시간들은 결코 배반하지 않네요

고통의 시간을 말없이 묵묵히 견디던 아이가

달콤한 잠에 빠져있는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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