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 동네 살아요.
하지만 전 가난해요.
고터 지하상가 걷다보면
가난한 사람의 얼굴이 이런 건가.
갈수록 빈부격차가 얼굴과 차림새 모발에서 확 드러나요.
관리 안 된 몸과 얼굴과 뻣뻣한 머릿결.
자라난 흰머리와 검은 머리의 뚜렷한 경계선.
저렴한 옷들. 핏과 색채에서 확 드러 나죠.
피부관리는 꼭 안 해도 되는 선택사항. 주머니 사정에 따라.
그래서일까.
지하상가를 지날 때면 문득 생각한다.
아, 저기 ‘가난한 얼굴’이 있구나.
그리고 그 얼굴 속에서, 나 역시 겹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