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양가 부모님

내 나이도 이제 60 여기저기 아프고 잠도 잘 못자는 노년기가 되었다. 양가 부모님들은 80대 후반 또는 90대. 다들 내게 부담주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왕부담 노인들. 같이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를 엄청 편하게 해주는 줄 아신다. 내가 직장생활하며 동동거리고 살 때도 며느리 노릇 딸 노릇을 돈이며 노동이며 요구하셨던 분들이었으면서 이제와서는 그 시절 당신들이 나를 얼마나 위하고 살았는지 멋대로 포장해서 기억하신다. 전화로 당신들 하소연도 들어주고 때맞춰 돈으로도 효도하기를 당연한 듯 바라신다. 그러면서 늘 너희만 잘 살면 된다는 거짓말을 밥먹듯 하신다. 우리 부부도 퇴직해서 생활이 빠듯한데 아직 내 자식들은  출가도 안했는데 양가 노인들만 생각하면 잠이 안온다. 너무 부담스럽다. 자식노릇도 유통기한이 있었으면 좋겠다. 늘 여기저기 아프다며 징징거리는 것도 듣기싫고 은근 돈 들어가는 얘기를 꺼내며 알아서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본인들의 장수를 위해 좋다는 건 다 찾아 먹으려는 이 분들. 내가 칠십 팔십이 되어도 이 상황이 그대로일까봐 두렵다. 이제는 나도 맘 편히 살고싶다. 양가부모가 다 돌아가셔서 드디어 마음의 평안과 고요를 얻은 친구가 한없이 부럽다. 경제적 심리적 독립이 안되는 노인의 장수는 자식에게는 큰 재앙이다.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