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강아지는 어쩜 이래요

우리 노견얘기예요

일어서지 못한지 10일 되었어요

어쩌다 힘겹게 일어섰다가 한두걸음 걸으면

쓰러져버려요

물도 먹여줘야하고

똥오줌도 데리고 가서 붙잡고 있어줘야해요

 

솔직히 힘들었어요 지난 열흘...

 

제가 오늘 출근했거든요

퇴근하고 들어오니

 

 

힘겹게 몸을 일으켜 열걸음이나

걸어서 현관으로 달려와줬어요

 

어쩜 이래요

비틀비틀하면서 제게로 오는데

이 사랑을 제가 받아도 되는지

저는 고작 열흘만에 힘들다고 투덜댔는데

얼마나 하찮고 이기적인 인간인지....

 

남편하고 생각이 달라 싸워가며 만든

 휠체어를 태웠더니

빙빙 돌기만 하면서 힘들어하더라구요

이걸 괜히 만든건가 하는 후회를 하려는

그 순간 뭔가 곰곰이 생각하던 우리 강아지가

드디어 걸어줬어요

부르는 저를 향해 걸어와줬어요

이제 요령을 알겠나봐요

 

마치 아가들의 첫 걸음마에 환호하듯

저는 정말 기뻐서 소리질렀어요

 

18년동안 소갈머리 좁아터진

제가 화를 내도 

큰소리를 내도

늘 사랑한다고 눈으로 몸짓으로 말하던 

우리 강아지 

끝까지 저를 안아주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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