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 대상으로 수학 공부방을 오픈했는데 어느날 중3 어머님이 연락오셨어요..
본인 딸이 도저히 학원도 안되고 다른 공부방도 적응을 못해서 2년을 그냥 두었는데 도저히 안되겠다고..
마침 오픈한지 얼마 안되어서 학생도 없고 초등만 하려고 했는데 뭐 중등도 이 기회에 함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예전 학원에서 고1까지 수업은 했어요) 하는 찰나. 지난 시험 점수를 여쭈어봤더니 25점이였다고..
순간.. 아.. 정말 안받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제 현실은..
그러고 1학기 기말고사 한달전부터 수업을 했어요.. 사칙연산도 안되고.. 당연히 분수변환도 안되고.. 정말 암담 그 자체.. 안되겠다.. 교과서만 해보자.. 정말 차근차근,, 아.. 정말 수학머리가 없구나.. 정말 초등저학년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가르쳤어요.. 근데 기말고사 점수 28점..
순간 너무 화가 났는데 정작 당사자와 어머님은 좋아하셨어요..
이유인즉슨 그동안은 수학을 찍어서만 점수를 받았다면 이번에는 풀어서 그 점수를 받았다고..
뭔가 희망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서 여름방학동안 정말 열심히 했어요..
2학기 시작하자마자 이 친구를 인문계 고등학교라도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과학도 조금씩 봐줬어요.. 근데 친구가 연락이 왔네요.. 그 친구는 40점..
이후2학기 중간고사에서 69점과 75점으로 본인들이 제일 기뻐하는 점수를 받고.. (어머님한테 추석 선물도 받았어요..)
그리고 오늘 기말고사를 봤는데 93점과 91점을 받았다고 연락왔어요..
물론 당연히 문제가 쉬웠겠죠.. 그래도 이 아이들이 20점대에서 90점대로 올랐다는 사실과 아이들이 자신감이 생겼다는게 저로서는 가장 기뻐요..
고등가기전에 다시 중등과정 정리하자고 미리 신신당부 해놨어요.. 너희들 구멍이 너무 많다고..
요즘 매일 우울한 일들만 가득이였는데 그래도 기분 좋은일이 있어서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