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어이없던 시댁 얘기

시어머니 모시고 몇년전 여름에 여행을 갔었는데 

제가 깜빡하고 모자를 안가져 갔어요.

햇살이 뜨거우니 모자가 필요해 숙소근처 편의점에서

챙 달린 모자를 5천원에 사서 썼어요.

시어머니는 모자를 가져오셨는데

언제나처럼 제가 쓴 모자가 마음에 든다시네요.

같은 모자를 사러 갔더니 그새 하나 남아있던 게 팔려서

모자가 없었어요. 그랬더니 이미 본인의 모자를 쓰고 있던 시어머니가 

당장 제가 쓴 모자를 내놓으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해가 뜨거워 가려야 하니 이 모자는 내가 써야겠다 했더니, 시어머니 왈

달라고 하면 재깍 좋야지 뭔 말이냐 해서 실갱이가 벌어짐.

남편이 뭔 일이냐 하더니 

제모자는 제가 쓰는걸로 교통정리 되었어요.

 

시어머니 유치함은 원래 유명하나

그 이후로  여행지에서 집에 돌아갈 때까지 냉랭하게

밥도 안먹는다 하심.

 

집으로 돌아가자 마자 시동생한테 

못된 형수가 모자 하나 안줬다?? 일러바치니

시동생이 남편한테

시어머니 한테 형수가 그거 하나 못드리냐고 했다네요?

전 이걸 조금전에 알았습니다. 남편이 시동생과 싸울뻔 했었다고..

 

여기서 팩트 정리하자면

평소에 점퍼며 바지며 입고 간 옷 시어머니가 내놓으라고 해서 여러번 벗어드림. 시어머니 모시고 여행은 우리만 다녔고 시동생네는 잘다녀오라 수고한다 말한마디 없고, 평소에 시동생은 어머니 십몇년간 냉면 한그릇 안사드림. 시어머니의 대소사 다 맡아서 잘 해드린다고 해도  욕만 먹는걸로 끝남. 시동생네는 아무 일도 안하니 시어머니와 부딪힐 일도 없고 나중에 지적질만 해댐.

큰아들이라 앞으로 병수발까지 맡게 되었는데

유산은 일원이라도 우리가 더 받으면 바로 소송 할 거 같고 

철천지 웬수 될 것 같음.

시어머니 혹시라도 일찍 돌아가시면 어떻게 모셨는데

이리 빨리 돌아가셨냐 욕 할 것 같아요.

 

이래도 할 도리 다 하려는 걸 보면 제가 보살인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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