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89세 아버지 운전 말리다 연 끊게 생겼어요.

이번에 3시간 거리 단풍 구경 가신다고 콘도 예약해달라고 하셔서

운전 걱정되어 예약 못해드린다고 했더니 연 끊자고 하시네요.

친정 아버지 연세가 89세, 이제 한달 뒤면 90세예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통영까지도 운전해서 여행 다녀오시고

지금도 일 년에 3~4번 2시간 왕복 거리 운전하세요.

동네도 소소하게 운전해서 다니시는 걸로 알아요.

실제 운전 잘하고 본인 운전 자부심이 대단하세요.

 

평소에 아무리 말려도 운전 고집 하셔서 어쩔 수 없다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설악산 단풍 여행 가신다고 콘도 예약해달라고 하는 거예요.

87세 엄마, 84세 이모 이렇게 간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 먼 거리는 예약 못해드린다고 하니

너무너무 화를 내시며 이제는 다시 얼굴 보지 말자고...

이모까지 태우고 갔다가 혹시라도 사고나면 어쩌냐 싶어요.

 

방금 전화로 아빠가 심한 말 한 거는 마음에 담지 말라며 심한 말 한 이유는 제가 아빠를 무시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아빠를 무시한 게 아니라 아빠 연세에 운전하는 건 상식적인 일이 아니라 얘기한 거라고 했다가 다시 불 같이 화내고 전화를 끊어 버리셨어요.

 

하 ㅜ.ㅜ

저 정말 마음에 상처 받았거든요. 그동안 제 나름대로 부모님에게 필요한 딸이 되려고 노력했는데 이렇게 일순간에 '연 끊자'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지요..

아무리 감정이 상해도 그런 말은 막 하는 게 아니잖아요?

 

다른 집도 부모님 운전 말리다 이렇게 큰 일 겪는 경우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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