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30여년 직장 생활에 한직으로 밀려났어요?

다행히 정년이 보장되는 곳이라

월급의 변동이 있거나

강제 퇴직 걱정은 없는데

 

졸업하자마자 취직해서

정말 중심 부서만 뺑뺑 돌았거든요

늘 긴장해야 되고

집에 가서도 머릿속에서 일이 맴맴 돌고

 

우리나라 대기업에 비하면 정말 여유 있고

근무조건도 좋은 외국 기업이지만

또 내부에서만 비교를 하다 보니 왜 난 이렇게 맨날

속된 말로 뺑이 쳐야 하나는 마음이 있었어요

 

올해 초.  자의 반 타의 반

아니 자의 3분의 2 타의 3분의 1로

하루 종일 자리만 지키면 되는 자리로 

인사이동 배정을 받았어요

 

방도 여유 있는 크기이고 하루 종일 혼자 있고

유리 창밖 풍경도 공원이 보여서 너무 좋아요

마음 먹고 하면 1시간 안 될 일거리를

내 맘대로 조정해가면서 하면 돼요

 

완전 뒷방 늙은이자리라

좀 자존심은 상하는데

너무너무 너무너무 좋아요

스트레스도 없고

사람들 떠드는 소리 안 들어도 되고

 

단점은 세상 돌아가는 거 모른다는 거

그리고 좀 자존심 상한다는 거

근데

다시 예전자리로 돌아가고싶냐 물어보면

절대 절대 안 돌아갈 거예요

 

이 자리에 콕 박혀서 앞으로 몇 년 남은 정년까지

이렇게 월급 루팡으로 살았으면 좋겠어요

 

마음이 평온해요

몸도 평온해요

 

퇴근 시간 1시간 45분 남았습니다

더군다나 오늘은 금요일!!!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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