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김 이병 팔은 '깜지'돼 있었다…1000일 만의 눈물 장례식 사연

고(故) 김상현 이병의 생전 부대 생활 당시 모습. 김 이병은 간부와 선임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하다 지난 2022년 11월 28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양쪽 팔과 손등 전체에 소초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 볼펜으로 빼곡하게 쓰여 있었어요. 오늘 암호는 뭐다, 일출·일몰 시각은 몇 시다. 못 외우면 괴롭히니까….

 

28일 오후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고(故) 김상현 이병의 아버지 김기철(55)씨는 아들의 검시 때 모습을 이렇게 떠올렸다. 김 이병은 육군 12사단 52여단 최전방 일반전초(GOP) 부대에서 간부와 선임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하다 지난 2022년 11월 28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검찰, 경찰, 육군수사단 등 조사에 따르면 간부 및 선임병 등 괴롭힘 가해자들은 김 이병에게 “총으로 쏴 버리겠다”는 등의 폭언을 하거나, 중국 유학으로 한국말이 서툰 김 이병을 조롱하기도 했다. 또 소초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 담긴 ‘33노트’를 외우라고 강요했는데, 김 이병의 팔엔 ‘깜지’ 형태로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28일 오후 사망 이후 약 3년 만에 고(故) 김상현 이병의 장례식이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영정 사진과 위패가 놓여 있다. 이아미 기자

 

이날부터 사흘간 김 이병의 뒤늦은 장례식이 진행된다. 사망 이후 약 1060여일 만이다. 유족들은 진상 규명을 위해 장례를 미뤄오다가 지난 3월 순직 결정이 나고, 추모비 건립이 협의되면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빈소엔 앳된 얼굴에 새파란 티셔츠를 입은 김 이병의 영정 사진이 걸렸다. 군복을 갖춰 입은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김씨는 줄곧 무표정했다. 김 이병의 어머니와 형은 수시로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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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슬프다는 말 밖에는 할말이 없네요

어쩜 이런 일들이 생기는건지

멀쩡한 사람도 군에 들어가면 괴물이 되는건지 왜 이리 괴롭히고 죽음에 이르게 몰아부치는지 슬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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