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올라간 그 기사 속 엄마의 한국판을 경험했어요.
기사에는 12살 남자아이,
저는 13살이었고,
학교 다녀오니 집이 텅 비어있었어요
남비, 이불, 전화 등 모든 가재도구를 가지고 이삿짐센터 불러서 갔어요.
그 기억이 내가 나를 모니터로 보는 것 같은 이미지로 남아있어요.
텅빈 집을 현타와서 멍하니 보고 있는 나의 뒷모습.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비현실적 느낌.
그때부터 내가 내가 아닌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나 없는 사이를 골라서
이삿짐 센터와 예약을 하고
학교 가는 나를 초조하게 바라보았을 생각을 하면
아직도 소름이 끼쳐요. 50살인데.
내가 돌아오기 전에 이사를 마치려고 얼마나 애썼을까요.
그때는 포장이사가 들어오기 전이라
이사 전에 모든 짐을 준비해 놓았어야 가능했을텐데요.
얼마나 오랜 시간 꼼꼼히 몰래 준비해왔을까요.
어쩐지 며칠전부터 엄마가 옷을 상자에 넣던 기억이 나요.
웃으면서, 넌 데리러 올게..란 말을 흘렸지만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몰랐어요.
기사를 보니 그 엄마는 아동학대로 붙잡혔네요.
우리 엄마는 나가서 바람난 그 상대와 살림차리고 살았던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증발해버린 엄마가 십 몇 년 후에 나타나서
아무 일도 없던 듯이 현금 20만원을 내 앞에서 세어서 쥐어주고 갔어요.
얼굴이 왜 그모양이냐고 핀잔도 주면서.
지금은 다시 손절했는데,
다시 만나서 꼭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때 뭐에 미쳤었냐고. 그게 최선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하냐고요.
꼭 그 입으로 직접 이야기하는 걸 들어야 나도 마침표를 찍을 것 같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