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부자들이 한국 탈출한다는 기사들에 대해서-김원장

▲예전에 ‘제라르 드파르디유’가 프랑스 세율이 너무 높다며 러시아로 이민을 갔어요. 욕이란 욕은 다먹구요. 세금이 얼마나 많았으면 국민배우가 떠났을까 싶어요.
그때는 주로 스위스로 떠났어요. ABBA도 결국 스위스로 떠났죠.
 
‘부자들의 한국 탈출 충격보고서’ 라는 기사가 이어집니다. 궁금해요.
어디로 어떻게 탈출하는지. 어디로 갈까.
기사에 나온 사우디아라비아는 상속, 증여세는 물론 소득세가 없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도 소득세가 없어요. 그래서 한국 부자가 사우디로 탈출을 한다?
술과 돼지고기도 없이, 주말에 몰래 집에서 예배를 보는 삶을 선택하는 한국인이 정말 늘고 있을까.
 
미국이나 이탈리아는요? 소득세 최고 구간이 43~50%, 물론 법인세도 우리보다 높아요.
남유럽 국가들은 각종 사회적 지출에 대한 기업의 부담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는 급여의 9%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납부하죠.
그중 절반인 4.5%를 기업이 부담하잖아요.
이탈리아는? 23.81%를 기업이 부담합니다.
세금을 피해 미국에 산다? 주변에 진짜 미국에 사는 친구나 친척이 없는거예요?
 
태국이나 스리랑카같은 나라에 법인만 만들어놓고, 사실상 한국에서 살면 어떨까요?
우리 국세청은 해외에 1년의 절반 이상(183일) 거주하지 않으면 국내 거주자로 간주합니다.
국내 거주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벌어들인 모든 소득이 과제 대상입니다.
뭔말이지? 내가 말레이시아에서 번 소득을 우리 국세청이 어떻게 알까?
전세계 100여개 국가는 MCAA(Multilateral Competent Authority Agreement)협정을 통해 매년 외국인이 자국에서 번 소득과 금융 자산을 연 1회 그 나라 정부에 통보합니다.
 
최근에는 은행의 고액 예금자들이 ‘싱가포르 이민’에 대해 자주 문의한다고 해요.
하지만 영주권 발급이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방법이 있을거예요.
패밀리오피스를 만들어 수십여 단계의 조건을 충족한 뒤 영주권을 취득하거나.
당연히 실제 자금집행을 하는지, 현지인 고용 의무 등 수많은 규제가 따라옵니다.
그렇다면 싱가포르에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사두면 어떨까요?
외국인이 300만 달러(45억 원)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만 19만 달러(2억 7천만 원) 정도를 내야 합니다.
연간 주택 보유세는. 말을 말죠.
 
그러니 굳이 이런 나라로 어렵게 어렵게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국에 뭔가 사정이 있어서 떠났을 가능성이 높아요.
형제간 재산분쟁을 했다거나.
무엇보다 한국의 자산을 해외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한국 법인에 있는 자산을 현금화해야 합니다.
대표이사인 본인에게 전액 배당을 할 경우, 거의 절반 가까이(배당소득세 45%등) 세금을 내야 합니다.
남은 절반을 갖고 해외로 떠나는 부자들인 늘어난다..
 
부동산 관련 세제를 제외하면 우리 세제는 거의 선진국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
상속세나 증여세는 아주 높은 수준입니다.
가난했던 나라가 수십여 년 만에 부자나라가 되면서 자본도 많이 성장했습니다.
이제 자본수익이 노동수익만큼 돈을 벌면서 여러 금융투자 수익에 대한 논란도 거세졌습니다.
당연하죠.
논쟁하고 합의하면서 어떤 세율은 낮추고 어떤 세율은 높여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 부자가 이를 피해 ‘충격적으로’ 해외로 떠난다는 주장은 실체가 없어요.
합법적으로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A라는 한국 부자가 한국의 자산을 들고 B라는 나라에 이렇게 정착했다’는 기사는 절대 나오기 어렵습니다.
실체가 없이, 기자들 마음속에서만 계속 떠나는거죠.
 ‘누가 그러는데 한국 부자들이 해외로 많이 떠난다더라’ 라는 기사는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싱가포르 가보셨어요?. 어떻게 설명하기가 그런데. 정말 더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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