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도 평생 안 먹어요. 과일도 너무 싫어해요. 건강에 안 좋아서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단맛이 전 부담스럽고 안 맞아요. 심지어 단 걸 먹으면 턱주위가 찌릿찌릿 아파요.
어렸을 때 엄마가 사탕 쵸콜렛도 안 먹는 애가 어딨냐고 키우기 힘들다면서 넌 그래서 좋아하는 음식이 뭔데? 물으셨을 때 무말랭이와 파강회라고 대답했던 기억나요.
케익도 진심 싫어해서 누가 제 생일이라고 케익 사다줘도 사온 사람들끼리 잘라먹고 헤어져요.
이렇게 말하면, 저 빼빼 말랐을 것 같죠?
키 160인데 갱년기 되면서 순식간에 60킬로가 되더니 그로부터 일년 후 더 놀라운 기록갱신을 앞두고 있네요. 피티 받으러 갔더니 지금은 과체중이라 다른 운동은 다 무릎 관절에 무리가 되니까 일단 실내 자전거만 몇달 열심히 타고 살좀 뺀다음에 피티 시작하자네요. 운동을 하기 위해서 준비운동으로 체중조절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왜 살이 찔까요. 제 생각엔 밥을 너무 좋아해서 인 것 같아요. 달달한 음식 밀가루 음식 페스트 푸드 등을 안 좋아하지만 먹는 걸 안 좋아하는 게 아니니까요. 세 끼 밥에다 국 고기 채소 반찬을 흡족하게 먹어요. 술도 많이 마시고요. 다이어트 한다고 샐러드 먹어도 한 양푼을 만들어서 앉은 자리에서 다 먹고요. 마녀스프 한 솥을 끓여도 국물이 좋아서 이틀 못가요. 모델식단 해 본다고 삶은 달걀, 사과 반 개, 찐 양배추, 아보카도, 비트, 스무디, 두부, 멸치, 콩장, 생각나는 거 다 쟁반에 담다 보면 두 끼 분량은 나오네요. 저보다 키 큰데 평생 몸무게 40킬로대로 유지하는 사촌 동생, 식사를 제대로 하는 걸 본 적이 없고 몇 끼 굶다가 배 고프면 과자랑 커피로 배를 채우는데요. 그렇게 안 먹다 영양실조로 병 들어온다고 볼 때마다 잔소리 했는데 갱년기에 들어서니 저보다 2살 아래 동생이 15살 어려 보여요. 저도 식단을 바꿔야 할까요. 그냥 기존 식단에 양을 줄이고 운동을 열심히 해보면 나아질까요. 저같은 식성을 가진 사람 본적이 없어서 어디 물어볼 데도 없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