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원하던 유럽가족여행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출발 전날, 엄마랑 내가 같은 방 사용 예정.
제가 캐리어 2개를 각 칸 별로 (내옷, 엄마옷, 음식류, 세면도구 화장품) 구분하고 파우치 별로 나눠서 넣어놨어요. 저는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알죠.
그걸 출발 전날-출발일 새벽 엄마가 혼자 꼼지락꼼지락 하고 있더니, 다 뒤섞어놨어요.
이유는 테트리스.
저 칸에 자리가 조금 비었는데 거기엔 다른 캐리어에 있는 걸 빼서 넣으면 좋을것 같고.
세면도구 치약 칫솔은 파우치에 넣으면 자리를 더 차지하니 그냥 낱개로 옷 사이사이에 넣으면 공간도 채워지고.
등등 완전 다 뒤섞였고, 그걸 여행지 도착해서
칫솔을 도저히 못찾아서 캐리어 전체를 다 뒤엎고, 또 다른것도 제가 두었던 곳에 없어서 엄마에게 물어보니 본인이 옮겼다고, 그런데 어디로 옮긴지는 기억을 못해서 캐리어 다 뒤엎음.
8박9일 내내 이짓을 함.
캐리어 속에서 또 혼자 뭘 꺼내서 늘어놓고.
엄마는 호텔에 들어오면 계속 혼자 캐리어에서 꼼지락 부스럭 뭘 자꾸 꺼내고 옮기고
아침에서 새벽에 혼자 일어나서 캐리어 정리.
주방 있는 숙소에서는 혼자 그 숙소 주방을 계속 열어보고 그릇 꺼내고 위치 바꾸고 정리.
그러면서 어디에 뭘 둔건지 기억을 하면 문제없는데 본인이 기억을 못해요. 결국 제가 뭐 하나 찾으려면 온 캐리어를 다 뒤집어야 하고요. 본인도 뭘 못찾으니 캐리어 마다 다 뒤엎고..
마지막 2일 남기고 제가 엄마에게 그만하라고ㅡ 이제 더이상 캐리어 건드리지 말라고.
제가 마지막날 입을 옷, 공항에서 꺼낼 기내용 파우치 싹 정리해뒀어요.
그런데 엄마가 그 공항에서 꺼낼 파우치(기내에서 갈이입을 옷, 세면도구, 안대 등) 를 열어서 그 안 물품을 꺼내고 다른 짐과 또 뒤섞어 놓음.
제가 다시 싹 다 정리하고, 캐리어 1개는 완전 잠가놓고. 1개는 한면은 지퍼 채우고 다른 한면만 남겨둠(마지막날 아침에 세면도구 등 넣을 공간만)
그랬더니 혼자서 안절부절.. 캐리어를 혼자 막 들어보고 하더니..
양쪽 캐리어 무게가 다르다고 한쪽만 무겁다고 그 잠긴 캐리어에 있는 물건을 빼서 옮겨야 한대요 ㅠㅠㅠㅠ
그리고 지퍼 채워둔 면이 옷을 넣은 거였는데 옷들 사이에 뭐 하나 집어 넣어야 균형이 맞는다면서 뭐 하나를 꼭 넣어야 겠대요.
진짜 정신병자 아닌가요 이정도면
이거 겪으면서 뭔가 의문이 풀리는게,
엄마가 평소 집에서도 그러거든요?
같이 안산지 20년 넘었는데, 엄마 집에 가면..
식사 준비에 3시간씩 걸리는데 막상 식탁 앉으면 별거 없어요ㅡ 제가 했으면 30분도 안걸릴..
근데 새벽 6시부터 주방에서 달그락 소리 계속 나고.. 결국 아침은 10시에 .. 식탁 앉아보면 요리한 거라고는 계란 후라이 정도밖에.. 도대체 뭘 한거지 싶었거든요.
제가 옆에서 보면 냉장고 속 반찬통들을 하나씩 꺼내서 다른 통으로 옮겨담고 원래 통은 설거지 하고 말리고 그러고 있더라구요.
몇년전일인데 한번은 마트에서 장보고 마트 앞에서 바로 택시타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엄마가
마트에서 담아준 방식이 마음에 안든다고.
마트 비닐봉지 아래쪽에 감자 하나 담을 공간이 비어있는데 감자가 봉지 위에 얹어져 있다고. 그걸 빼서 비닐봉지 젤 아래 구석을 감자로 채워야 한다고. 장본 걸 다시 다 빼서 담겠다는 거에요.
제가 지금 뭐하는 거냐고. 택시 불러서 지금 타야 한다고. 바로 집에 가는건데 왜 그러냐고 했는데
그땐 엄마가 막 소리까지 지르면서 화를 냈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쳐다볼 정도로.
엄마가 다혈질 분노조절장애도 있어서 한번 저러면 무슨 말을 해도 안듣거든요? 그게 왜 그렇게 중요하냐고 해도 막 본인이 상상해서 극단적인 상황을 말하고 그래요. 감자를 저 밑에 넣지 않으면 어떻게 될거라느니..
힌번은 세탁기도 본인이 딱 원하는 설정으로 제가 안했더니 계속 궁시렁 대면서 세탁기가 터질거라느니 빨래에서 냄새가 날거라느니.
그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길에서 엄마가 그 비닐봉지 안 물건 다 빼서 다시 엄마 뜻대로 테트리스 하도록 했구요.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정확한 병명이 있는건지 궁금해요. 경계선 지능이라서 그런건가요?
치매 때문은 아닌게 저 어릴때부터 그랬습니다.
저 어릴땐 엄마가 분노조절장애라서 어쩔수 없이 따랐구요. 지금은 엄마도 나이드셔서 제가 제지하고 뭐라고 할수 있는거에요.
약한 지적장애 인가 싶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