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이 해마다 남편에게 시키는 일이 있는데
집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이고 작업 시간은 2시간 정도.
매번 저도 따라가서 같이 하는터라
오늘도 아침 일찍 출발해서 2시간 바짝 일하는데
어찌나 해가 뜨겁던지 남편과 저 둘 다
땀이 비오듯 쏟아져 눈에 땀이 너무 많이 들어가
서로 눈도 잘 못 뜰 정도였어요.
오늘 기온이 조금 오른다고 했지만 이렇게 더울줄 몰랐기에
수건이나 얼음물도 준비한게 없었어요.
게다가 해마다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오늘은 그분들 모두 사정이 있어 못 오시는 바람에
남편과 제가 다 하느라 정말 죽을 고생을 했고
작업 다 마치고 나니 시부모님이 오셨어요.
아버님은 주차하시느라 조금 뒤늦게 들어오셨는데
어머님이 땀이 뚝뚝 떨어지는 저희를 보자마자
아이고 어쩜 이렇게 땀을 흘리니.
아이고 이를 어째 얼마나 힘들었니
연신 남편 붙잡고 속상해하시느라 난리 났어요.
아니 땀 범벅이 되서 눈도 못 뜨는 사람 두명이
나란히 서있는데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 안중에도 없고
아예 안 보인다는게 가능한건가 싶어서
"어머님~ 저도 땀이 너무 나서 눈도 못 떠요.
저도 고생했는데 아들만 보이시나봐요 하하~"
웃으며 한마디 했어요!!
근데 어머님 대답이
"얼른 얘 땀 좀 닦아줘라. 수건 준비해온거 없니?
얘가 땀이 얼마나 많은 앤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나도 앞가림 못 하는 판에 남편 챙기게 생겼나 싶어
못 들은척 하고 있는데 뒤이어 들어오시던 아버님도
남편 땀흘리는거 보라며 저더러 애 땀 좀 닦아주라고
난리나심 ㅋㅋㅋㅋㅋ
시집살이라 불리는 것들 안 하시려고
늘 노력하시고 며느리 배려도 하려고 애쓰시는 분들인데
내새끼 힘든것만 보이는건 어쩔 수 없나봐요.
친정부모님 모두 돌아가신지 2년 정도 되었는데
이상하게 서럽고 기분 더럽네요 ㅎㅎ
오면서 남편에게 당신은 부모님 다 계셔서 좋겠다?
한마디하며 놀렸더니 안그래도 가시방석인데
그만 놀리라고 쩔쩔 매네요 ㅋㅋㅋ
힘든일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고기라도 구워먹일 사람이
며느리인데 시부모님이 불과 반나절 앞도 못 내다보시네요.
덕분에 귀한 아드님은 오늘 저녁에 짜파게티 먹을 예정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