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고2 중간고사망친게 제탓같아요

고2 아이

항상 내신수학 2등급받는 아이인데

가고싶은 대학/과를 가려면 수학 가중치 때문에 이번시험엔 정말 1등급받아야한다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스카이처럼 상위권대는 절대 아니고 특수한 전공이라 몇학교에 없어서요. 국어/영어를 아주 잘하는 문과 성향 아이인데 본인이 원하는 전공은 수학과 물리에 가중치가 있음)

 

그 결과 이번시험에서 수학을 진짜 잘하던 친구들도 틀렸다는 마지막문제 (=6점짜리 최고배점문제)를 울아들은 쉽게 풀었대요

난생 처음 수학 1등급 받는구나 하며 채점을 했는데 첫장의 4점짜리 쉬운 문제들에서 중학생도 실수안할 어처구니 없는 계산실수를 해서 3개나 틀렸대요. 1등급은 물건너갔고요

 

올여름방학때 아이가 "내가 어려운 문제를 맞히고도 쉬운 문제에서 실수를 하는원인이 adhd 인것 같으니 정신과에 가보고싶다" 해서 같이 갔어요

의사 왈, CAT 검사는 매우 정상으로 나왔으나 아이랑 단둘이 상담을 해보니 adhd 가 확실하다며 당장 약복용을 시작하라 하더군요.

 

초중고 10년동안 담임쌤 상담하러 가면 "수업시간에 집중력이 가장 좋고 선생님 말씀에 리액션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해주는 아이"라며 수업분위기를 이끌어주어 고맙다는 말씀만 들어왔는데 의사가 울아들을 충동적이라 학교생활 제대로 못했을 거라 진단하며 adhd 라고하니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그약 부작용이 소화불량/탈모/심지어 우울증이 늘고 자살충동도 올라간다던데 저희 아이가 평소에도 소화불량/탈모/우울감이 있어서 걱정이라 했더니 의사는 "일단 약먹여보고 우울증 심해지면 우울증약을 추가로 처방하면 된다"며 대수롭지않게 이야기하더군요. 

 

저는 공부 잘해봤자 우울감 심해지면 무슨 소용 있냐 싶어서 아이와 상의해서 약복용은 일단 보류하기로 했어요

 

이번 시험은 정말 그 어느때보다 공부를 많이 해서 잘 준비된 상태였는데 아이가 시험 직전에 갑자기 호흡이 안되고 숨이 가쁘더래요. 근데 첫장은 너무 쉬워서 즐거운 마음으로 편안하게 풀었는데 어이없는 실수로 등급이 평소보다 더 떨어질것같고 결국 원하는 대학을 못가게 되었다며 소처럼 덩치큰 아이가 식탁에 엎드려 하염없이 울어요.

 

왜 나를 adhd 장애인으로 낳았냐며 저를 원망하는데 너무 미안하고 약복용을 하지말자고 제안한 제 잘못인것 같아서 죄책감에 제가 죽고싶어요 ㅠㅠ

 

아이가 약복용 안한걸 후회하진 않는데 (친가쪽에 유전적으로 탈모가 있어서 탈모 부작용을 매우 걱정함) adhd 는 정신장애라며 장애아를 낳은 저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원망합니다.

 

제가 약복용을 이제라도 시작해보자고 하니 아이가 "어차피 3학년 내신은 9등급 과목이 거의 없고 abc 과목만 있어서 소용없다"며 내신 올릴 수 있는 기회는 다 끝났다고 웁니다 ㅠㅠ

 

뒤늦게 더 찾아보니 시험기간에는 adhd 아닌 일반학생들도 구해서 먹고싶어하는 약이라는데 의사가 처방해주겠다는데도 고집부리고 안먹인 무지한 어미가 죄인인것 같아 너무 괴롭습니다.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것 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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