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는 게 가장 현명할까요.
저는 결혼 20년 넘었지만 남편한테 월급봉투라는 걸 받아본 적이 없어요.
연애할 때도 결혼 초기에도 각자 버는 걸로 알아서, 장볼 때 번갈아서 내고 외식할 때도 마찬가지고 여행이나 경조사 큰 비용은 반반 내고요. 각자 쓰는 거에 큰 불만 없었어요. 항상 제가 더 많이 벌고 친정에서도 많이 도와주셔서 집도 사주시고 게다가 처음부터 주말부부였기 때문에 남편은 집 얻고 그 쪽에서 쓰는 생활비가 많으니까 저는 이해하고 넘어가는 편이었고요.
하지만 아이가 생기고 남편은 명퇴당하고 한 집으로 합치면서 돈 때문에 걱정스런 상황이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그래도 제가 잘 벌고 친정부모님이 틈틈이 도와주셔서 **서방 다시 자리 잡을 때까지 돈 얘기 꺼내지도 말라고 하셨는데요. 든든했던 부모님은 이제 돌아가시고 **서방은 다시 제대로 된 직장 못 얻고 근근히 계약직 일 하면서 자기 용돈 정도 벌고요, 아이는 이제 커서 고딩 한창 돈 들어갈 나이가 되었는데요. 그렇다고 제 월급이 쭉쭉 오른 것도 아니고 남편은 그런데도 항상 유기농으로만 장보고 아이도 사립학교 고집해요.
그나마 자기 자동차 (제가 돈 내준거) 월부값, 아이 등록금 (사립고), 치과치료비, 그런 소소하게 같이 내기로 한 돈을 지난 5월 이후로 전혀 안 주고 있어요. 여름에 일이 많이 끊기긴 해서 잔소리 안 했지만 8월말 부터 다시 일 시작 했으니까 이제는 돈 좀 줘도 되잖아요. 참고 참고 기다리다 어제 처음으로 다만 얼마라도 주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소리소리 지르고 고약을 떨고 집을 나가버리네요. 자기도 얼마나 힘들게 일 하는데 그거 좀 못 기다려주냐고 ATM이랑 결혼했냐고요. 그 정도 얘기도 못하나 싶고 불쾌하게 얘기한 것도 아닌데, 속상하네요. 좀 더 현명한 방법이 있을까요. 지혜로운 82선배님들의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