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노견을 보내면서 이제 다시는 동물은 키우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늙고 아프고 쇠잔해지면서 떠날 때까지를 지켜보는 게 쉽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다시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져요.
자식들은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방학이나 주말, 연휴에 자주 오고 있고, 남편도 있고, 제가 하는 일도 있긴 하지만 어딘가 허전함이 있어서일까요.
이따금 강아지가 종종종 걸어다닐 때의 발걸음 소리나 외출하고 집에 왔을 때 문앞에서 반기던 모습.
작은 몸으로 매일매일 사연을 만들던 때가 문득문득 생각나서요.
우리 강아지는 아주 조용하고 순하고 착했어요.
모든 사람을 다 반겨서 사람들이 이 강아지는 도둑이 들어도 꼬리를 흔들며 반길 거라고 했고
저처럼 조용해서 이웃에서는 우리집에 강아지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였어요.
배변훈련도 잘했고 특별히 아픈 데도 없었고
(늙어서 아팠어요. 너무 늙어서 수술도 할 수 없었지만)
키운다면 20년 가까이 함께 살아야할텐데
선뜻 용기가 안 나요. 갈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