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끝나버렸지만 한동안 재미있게 모였었어요
그때 우리반 회장을 남자동창이 맡았는데
초등때는 잘 모르는 학생이었는데
건설업하고 가정도 잘 꾸리고 여러모로
반듯하더라구요 몇번 동창회를 해서 좀 친해진
후였는데 그날 이 동창이 술을 많이 마시고
평소 보여주던 반듯한 모습없이
만취하여 술자리 끝에
자신이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았다고 고백했어요
아버지가 형편이 어려워 보내주지
않았고 아버지를 원망한다고도 했어요
대학 나온 친구들과 섞여서 이야기하면
이야기에 낄 수가 없다고도 했어요
미리 주눅이 들어있는 거죠
대학나온 친구들이라고 해도 그 애들도
제각각 상처가 있었고 한다는 이야기도
우스개정도나 하고 있었는데
그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제 말을 하고 마음 편하게 우리와
만나려고 하는구나 생각했는데
그러고는 동창회 안 나오더라구요
연락은 받아도 동창회는 더이상 나오지
않았습니다
동창회도 곧 흐지부지되었습니다
잊혀지지 않는 일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