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두돌 아기... 소아 정신과에 가봐야 할까요? 도움 부탁드려요.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고,

상당히 넓은 범위로 전이가 되어버려서 전절제 및 동위원소 치료를 받았습니다.

 

동위원소 치료가 생소하실 분을 위해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방사성 알약을 먹어서 체내에 잔존해 있을 암세포를 죽이는 건데요,

저의 경우는 전이 정도가 심했기에 꽤 높은 함량의 치료를 받았습니다.

 

외부와 차단된 특수 병실에서 2박 3일 입원하며 약을 먹었고,

퇴원하고 나서도 제 몸에서는 방사능이 계속 나오는 상태이기에

두돌 아기와는 최소 14일의 격리가 필요했습니다.

 

입원기간 포함해서 거의 반달 이상 아기와 떨어져서 저는 요양병원에서 지냈고,

아기는 어린이집, 아기 아빠, 친정 엄마, 친동생 등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지냈어요.

 

그런데 아기 아빠 왈, 아기가 점점 이상해지는 것 같다면서.....

평소에는 이유 있는 떼를 썼다면 아무 이유없는 급발진 울음, 급발진 떼가 늘어났대요.

잘 놀다가도 '무서워' 라고 말하면서 울기 시작하고, 한 번 울면 잘 안 그치고요.

노래부르며 잘 놀고, 평소 친정 엄마와 함께 육아하기에 할머니를 좋아하면서도,

아빠 무서워 할머니 무서워 어린이집 무서워 친구 무서워 하면서

뭐든지 다 무섭다고 하며 운대요........

 

아무 일이 벌어지지 않았는데 잘 있다가 갑자기 짜증을 내거나

갑자기 떼를 쓰거나 하고요.

 

제가 입원하기 전에도 친정 아버지나, 남편과 영상통화에도 별로 집중하지 않는 편이긴 했는데,

그건 그냥 집중을 안했을 뿐이었거든요.

그런데 저와 영상통화를 해주면 화를 내면서

'엄마 꺼 엄마 빼 엄마 빼 (=하지 말라는 뜻)'하며

영상통화 자체를 못하게 하더라고요...

 

근데 최근 아이 언어가 폭발적으로 늘고, 어휘 조합이 늘어나면서,

아기 아빠가 대화가 되든 안되든 아이에게 물어봤대요.

'ㅇㅇ야 왜 화났어?' 물어보니 '엄마 안보여요' 라고 대답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어찌나 가슴이 아프든지요 ㅠ

 

외로움이나 어색함을 느끼지 못하도록 

아기 아빠도 회사 휴가내서 서포트하고, 친정엄마도, 그리고 좋아하는 삼촌도

모두 북적이게 그렇게 지냈는데.. 아기 정서가 망가져버리는 건 아닐까 너무 불안합니다.

아직 5일이나 더 격리해야 하는데 미쳐 버릴 것 같아요. 

차라리 어디가 부러져서 못 움직이더라도 아기 옆에 있으면 괜찮을 것 같은데,

근처에 가지도 못하고 이렇게 떨어져서 소식만 들어야 한다니까 미칠 것 같습니다.

 

제가 돌아가면 회복이 될까요...?

아기가 다시 안정적이게 될까요...?

남편 말로는 이유없는 울음과 떼가 정상적이지 않아보인다던데

바로 소아정신과라도 가야하는 건지 너무 속이 탑니다 ㅠㅠ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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