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 검정 상복 말고 다른 거 입으신 분

계실까요. 

친정 어머니가 여명이 많이 남지 않은 것 같아요. 언니와 조용히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엄마는 다른 건 몰라도 독립운동가 가문의 자손이라는 그 프라이드로 평생을 사셨어요. 엄마의 할아버지는 독립 투사셨고 엄마도 일제 강점기때 끝까지 창씨개명 안 해서 소학교 가면 매일 선생님한테 불려가서 야단 맞았던 얘기, 광복절날 얼마나 기뻤던지. 중증 치매이신데 아직도 그런 이야기 여쭤보면 80년 전 이야기를 생생하게 얘기해 주세요. 

그런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검정 한복을 입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다들 그렇게 하니까 다른 걸 입어서 굳이 튈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가도 일제 강점기때 시작된 검정 한복을 안 입는 게 더 의미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흰 소복을 입을지 아님 다른 걸 입을지 저 혼자 생각해 봐요. 뭐가 가장 엄마를 기쁘게 할까요. 검정 한복은 아닌 것 같은데, 다른 거 입어보신 분들 계실까요. 조언 부탁 드려요. 엄마는 병상에 계신데 이런 생각하는 게 불경한 것 같지만 어찌 보면 엄마가 제일 신경쓰시는 부분이라 저희들도 미리 준비해 놓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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