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마치고 인사드리러 간날, 저한테 유행지난지 이십년은 되어보이는 겉옷을 주셨어요. 왜 그렇게 판단했냐하면 팔통이 안들어갈 정도로 좁아요. 어깨가 안돌아갈 정도로 좁은 옛날 옷 있죠..
제가 위에 사이즈가 44거든요? 팔도 얇은 데 제가 안들어갈 정도인데, 옷감도 보풀난듯한 옷감이에요.
이런걸 주시길래,
"작아서 못입어요, 그리고 집좁아서 제 옷도 줄이고 있는 상황이에요." 하고 안받았어요.
다음번에 만났을때 또 지난번 옷 얘기를 하시면서 옷가게 하는 친구가 정리하면서 준 옷인데 본인은 안맞아서 저 주려고 했다는 거에요. 시장 갈 때 입으라고요.
전 근데, 이 말도 참 별로였어요. 예쁘게 입을때 주는 옷도 아니고 시장갈 때 입을 옷을 준다는게 ;;
그래서
"저 시장 안다녀요." 그랬어요.
그랬더니 당황하시더라구요. 시장을 안가면 어떻게 하니? 그러시길래, 반찬은 친정엄마가 해서 주고 식자재도 대부분 친정엄마가 주고 필요한건 배달시키지 시장 안간다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와서 후회되는건, 그냥 깔끔하게 말할 걸 그랬다는 거에요.
" 어머니, 저한테 주실 거면, 예쁜 것만 주세요."
왜 마음을 그렇게 쓰시는지...
잘 주시지도 않지만, 어쩌다가 단호박 받아오면 곰팡이가 생겨있고요... 결혼해서 첫번째 생일에 생일 챙겨주겠다고 해서 두시간거리를 운전해서 갔더니 만사천원짜리 추어탕(저는 좋아하지도 않는데) 를 사주시면서 다른 집보다 이천원이나 비싸다는 얘기를 하시며, 마지막엔 민생회복을 오늘 다 썼다는 말만 하시더라고요;;;
뭐 용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꽃이나 케이크가 있는 것도 아니고..왜 불렀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암튼, 뭔가 줄 때는 이게 상대에게 선물이 될 지 짐이 될지를 좀 생각하면서 주거나 아니면 물어라도 봤으면 좋겠어요. 내 생일을 챙겨주면서 뭐 좋아하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메뉴를 혼자 정하시니 당황스러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