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한국에서 여름방학 보낸 아이가 미국 돌아가려는데

너무 가기 싫다네요.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이인데 미국에서 사는 동네는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이고요. 제 엄마가 계신 친정집은 경기도 외곽 신도시예요.

매년 그랬듯이 올해에도 한국에서 두달 방학을 재밌게 보내고 사촌들이랑 태권도도 다니고 게임도 같이 하고 가족들이랑 주말마다 모여서 맛있는 거 해먹고 즐겁게 지내다가 돌아가려는데 너무 가기 싫다고 해서요, 아마 가족들하고 헤어지는 게 아쉬워서 그런가보다 그리고 돌아가면 바로 개학이니까 매일 일찍 일어나고 학교다니는 게 싫어서 그런가? 물어봤더니요.

 

그게 아니라 한국 아파트가 너무 좋다네요. 깨끗한 신축에 에어컨 빵빵하고 도우미 이모님들 수시로 오셔서 반짝빤짝 치워주시고 아파트 단지에 체육관들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있고 문밖에만 나가면 편의점 음식점 사방에 있고 배우고 싶은 과목 있으면 주위에 모든 학원이 다 있고요. 저희 집은 1931년에 지어진 목조 건물 즉 오두막집인데 남편과 제가 직장일 바쁘고 게으르기도 해서 엄청 늘어놓고 살고 간신히 구한 도우미 분 2주일에 한번 3시간 오시는데 청소기 한번 돌리고 화장실 청소하면 끝이고요. 앞마당 뒷마당 관리를 못해서 정글같고 집안에는 각종 벌레 집밖에는 각종 동물들. 걸어갈 수 있는 가게나 편의시설 없고 특히 뭘 배우고 싶으면 한 시간씩 차몰고 가는 일도 허다해요. 한국 아파트촌에서 나고 자란 저는 이런 자연친화적인? 주거 환경 꿈꿨었는데 얘는 정 반대네요. 

 

그래서  꿈이 생겼대요.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 대학으로 유학가고 거기에서 직장 잡아서 한국에 아파트 사는 거래요. 성공해서 저도 한 채 사준다고 이웃에 살자네요. 어쩌요 Good luck! 근데 그럼 한국말부터 좀 더 열심히 해야지 ㅋㅋ 역시 한국 아파트는 넘사벽인것 같아요. 미국 시골에 비하면 구축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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