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파트에서 주민이 자살을 했어요
여기는 소도시의 작고 오래된 아파트인데 앞동에 사는 아주머니가 쓰레기 버리러 내려가다 계단에서 목을 매달고 죽은 남자를 발견
벌벌 떨며 집으로 들어가서 신고하니 바로 경찰들과 구급대원들이 도착
시끄러워서 밖을 내다보니 제가 본 모습들입니다
혼자 사는 아저씨였어요
살짝 보니 그 자리에 대자보같은 종이에 빼곡히 적힌 유서들이 놓여 있고 몸부림의 흔적인 벗겨진 신발들과 틀니..
열심히 사는 분같았는데 허망합니다
경찰들이 수습하기전에 본 그 처참한 흔적들
특히 계단에 주렁주렁 달려있던 전기줄
윗층에 사는 아주머니 말로는 아침부터 물소리도 나며 사람사는 소리가 났다는 말이 더 허망하네요
계단에서 맡았던 섬유유연제 냄새는 아마도 고인이 마지막 길을 떠나기전 아침에 깨끗하게 목욕을 했고 잘 세탁된 옷을 차려입었기에 느껴지는 흔적이겠지요
82님들 외롭게 떠난 고인을 위해 기도 부탁드려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