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지성용 신부/속도조절하라는 민주당 고문단에게

 "속도 조절"하라는 민주당 고문단에게


민주당 고문단이 정청래 대표를 만나 "과격하지 말라" '속도를 조절하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말은 웃음 속에 감싸졌지만, 그 속살은 뻔하다. 정치라는 이름으로 개혁의 엔진에 브레이크를 걸던 이들이 또다시 나섰다. 12.3. 내란 이후 책임있는 원로의 발언을 한 사람은 이해찬 고문 외 모두 침묵했다
솔직히 말해, 그들의 경고는 '민주당의 역사'를 내세운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민주당이 번번이 개혁을 좌절시켰던 그 구태의 반복이다
문희상, 정대철, 이용득.. 그 이름들은 결코 개혁의 최전선이 아니었다. 그들은 '정무적 판단'이라는 말로 윤석열 같은 권력과, 검찰 카르텔과, 이낙연 같은 수박 정치인을 키워온 장본인들이다. 개혁의 칼날이 가장 날카로워야 할 순간마다, 그들은 "속도 조절", "국민과의 거리 유지"라는 명분으로 칼집을 닫게 만들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말한 '국민보다 반 발 앞서 가라'는 뜻은, 국민이 가고자 하는 길을 더 멀리, 더 넓게 비춰 주라는 의미였지, 변화를 주저하라는 면죄부가 아니었다 악마와도 손을 잡으라'는 말은, 악마를 키우라는 뜻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악마조차 굴복시키라는 결단을 요구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악마와 손을 잡는 데서 멈춘 것이 아니라, 악마를 집안으로 불러들여 키웠다.

정청래 대표가 지금 마주한 현실은 단순한 정권교체의 문제가 아니다. 내란 세력의 뿌리를 끊고, 검찰 독재의 심장을 멈추게 해야 하는 역사적 시기다. 이런 때에 "과격" 운운하며 속도를 늦추라는 건, 사실상 현상 유지, 즉 기득권의 안전을 지켜주자는 소리다.
과유불급? 웃기는 소리다. 민주당이 지금까지 실패했던 이유는 과함 때문이 아니라, 언제나 '부족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탄핵 이후도, 검찰 개혁도, 언론 개혁도, 모두 절반의 성공에 그친 이유는 기득권의 경고를 듣고 멈췄기 때문이다.
정청래 대표는 '속도'를 잃으면 힘을 잃는다 힘을 잃으면 개혁은 무너진다. 무너진 개혁은 곧 민주당의 몰락이고, 민주주의의 후퇴다. 그러니 고문단의 '정치적 충고'는 역사적 반역의 또 다른 이름이다.
우리는 민주당이 더 이상 고문단의 낡은 잣대에 묶이지 않기를 바란다. 개혁은 빠르게, 단호하게, 전광석화처럼 해야 한다. 브레이크를 잡는 손보다, 가속 페달을 밟는 발이 많아야 한다
정청래 대표에게 꼭 말하고 싶다.
"당신은 민주당의 최선봉 전사다. 그들이 말하는 '속도 조절'은 개혁 포기의 다른 이름이다. 멈추지 말고, 더 세게, 더 빠르게 나아가야 한다."
이제 속도조절은 대통령이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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