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임찬종 (sbs 법조기자) 페북- 반성도 안하는 범죄자들을 사면

겸연쩍은 사면과 위풍당당한 사면

 

역대 거의 모든 정권이 정당한 이유 없이 사면권을 남용해왔다. 국민 통합을 위한 것이라는 클리셰도 신물이 날 정도다. 그래도 이전까지는 사면을 해주는 사람이나, 사면을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나 겸연쩍어 하는 구석은 있었다. 떳떳하지 못 한 일이란 것쯤은 복잡한 법 이론 공부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번 사면은 다르다. 죄를 뉘우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사법 시스템이 잘못됐다고 큰 소리치는 지지자들을 대거 거느린 범죄자들이 사면됐다. 이렇게 당당하고 뻔뻔하게 사면을 받는 자들은 처음 본다. 사법 시스템에 침을 뱉은 것이나 다름 없다. 

 

‘그래도 조국 사건의 핵심은 00이 아니었는데...‘ ’입시비리만으로 그 정도 형을 선고하는 건 과했다’ 같이 사실을 왜곡하는 자들도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설명할 것이 너무나 많지만 간단히 2가지만 지적하자. 

 

정경심 전 교수가 저지른 미공개정보이용죄가 그리 가벼운 것이라면 대통령은 도대체 왜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는 자들 패가망신시키겠다고 했나? 미공개정보이용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춘석 의원 등은 왜 그렇게 큰 비판을 받는 건가? 별 거 아닌 일일 뿐인데 말이다.

 

조국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 저지른 직권남용죄가 무시해도 될 만한 범죄라면 마찬가지로 민정수석으로서 직권을 남용한 우병우 전 수석은 왜 문제가 된 건가? 조국에 대해서도 1번밖에 청구되지 않은 구속영장이 우병우에 대해선 3번이나 청구됐는데, 그럼 우병우는 조국보다 3배 더 억울한 건가? (우병우 전 수석도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면을 받았다. 하지만 우병우 사면을 비판했던 사람 중에 조국 사면을 비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입시비리가 가벼운 죄라는 뜻이 아니다. 입시비리를 제외하더라도 조국 전 장관 부부가 저지른 다른 범죄들 역시 대부분의 경우 중하게 처벌받아왔다는 뜻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그리고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 부인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매매를 했거나, 민정수석이 정권 실세들 부탁받고 뇌물받은 고위 공무원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면, 그래도 다 별 것 아닌 일이라고 했을 건가?

 

정치적 이유로 사면권을 남용하는 것은 이번 정부만의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 사면받은 자들이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들인 것이었다는 궤변은 내뱉지 말자. 이들의 범죄가 별 것 아닌 일이었다는 사기도 치지 말자. 아이들에게 뉴스 보여주기가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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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반성도 안한 범죄자를 사면해준건 역대 처음 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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