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딩크고 사실혼인 사람올시다.

함께 산지 20몇년째 입니다.

결혼식도 혼인신고도 안했습니다.

결혼식 같은거 너무 하기 싫었고, 법적인 혼인관계에도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일평생 제맘대로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초반에 배우자가 결혼식을 해야 자기가 낸 축의금들 돌려받는데 라고 농반진반 얘기하길래, 그 축의금보다 많은 돈을 내가 벌어주겠다고 했습니다.

무슨 계획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얘기했고 그 뒤론 별 말 없습니다.

20년 넘게 같이 사는 동안 병원에 입원도 하고 수술도 하고 여러일이 있었지만 보호자 문제가 생긴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다만 둘 중 한사람이 죽었을때 재산이 남은 배우자에게 가도록 하기 위해서 유언장을 써두어야 합니다.

재산 현황이 바뀔때마다 새로 써야해서 좀 불편합니다.

법적 혼인관계가 아니라고해서, 자식이 없다고 해서 서로에 대한 책임감이 적어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법적 보호 바깥에 있으니까, 자식이 없으니까 더 서로를 챙겨야 한다는 느낌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돌아가셨는데 모친의 마지막 간병 기간동안 같은 아파트에 집을 하나더 구입해서 제가 일년동안 모시고 지냈습니다.

집을 구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배우자는 고민없이 동의해 주었습니다.

모친 돌아가신후에 집은 다시 팔았습니다.

배우자의 모친은 아직 생존중이지만 이미 오랜세월 요양병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매달 한두번, 한시간 반 거리의 병원을 함께 방문합니다. 벌써 15년째입니다. 

방문객 이름을 적을때 관계를 며느리라고 씁니다. 그게 늘 어색합니다.

누군가를 내 원가족과 엮이게 하고 싶지도 않았고 내가 누군가의 가족과 엮이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지만 할수없이 며느리라고 적고 있습니다. 친구라고 적을 수는 없으니까.

제 나이는 50대 중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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