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은 얼마전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회사를 다니구요..
남편이 퇴직을 하니 확실히 수입이 줄어든건 사실이지만 두 딸 모두 대학을 마쳤고
큰딸은 직장을 다니고 작은딸은 취준이니 그럭저럭 먹고 살고 있지요..
남편은 퇴직을 한 후 저 대신 집안일을 맡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너무 편해서 이렇게 사는것도 괜찮다 싶어 남편한테 재취업을 말하지는 않고
남편 또한 40년 가까운 직장생활이 지긋지긋 했는지 어디 취업한다는 생각을 아직은
퇴직 6개월차라 별로 생각을 안하고 있지요..
남편의 즐거움은 퇴직을 하고 나니 자주 만나는 고등동창 4명이 요즘 전부입니다.
1주일에 한번은 만나서 당구도 치고 술도 한잔 하지요..
그런데 얼마전 남편 친구들이 남편한테 와이프한테 생활비를 주냐고 묻길래
적은 연금이나마 타지만 밥값 정도는 준다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친구들이 "너도 네가 챙길건 챙겨~ 와이프가 다 해주는건 아니다"
그랬답니다. 그러면서 저한테 내가 밥값 안줘도 그리 힘든건 아니지? 하고 묻더라구요..
저는 쓸게 많으면 어쩔수 없지 뭐 그렇게 대답을 했는데 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건 그래도 이제는 7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으니
와이프한테 잘하고 서로 격려를 할텐데 네꺼는 네가 챙기라니..
이 나이에 이혼할것도 아니면 요즘 황혼이혼도 있다는데 와이프 말 잘들어서
서로 싸우지 말고 여행도 다니고 잘 지내라 할텐데
무슨 네꺼는 잘챙기고 와이프가 다해주는건 아니라는 말을 했는지..
남편이야 밥값 정도 되는 생활비를 저한테 안주려니 친구한테 들은 말을
모두 저한테 했지만 나이든 남편들이 저런 생각을 했다니...
저는 놀랬습니다.
이제는 진정 가족을 위하고 부부끼리 서로를 위하면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은 안하고
챙기라니요... 여하튼 그런 생각을 안하고 있는 저로써는 조금은 씁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