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나쁜 엄마입니다.

방학해서 내내 늦잠 자고 뒹굴거리고 놀기만 하던 대학생 아들이 어제부터 열나고 아프다고 해서 오늘 병원을 다녀왔는데 코로나에 걸렸다는 거에요.

병원비도 많이 내고 별거 아닌 약 몇가지 처방 받고 마스크 쓰고 들어오는데 걱정되고 안쓰러운게 아니고 짜증이 나네요.

전 좀 건강 체질이라 아픈 적이 거의 없는데 예전에 몸살감기 같은 증상에 정말 많이 아픈 적이 있었어도 코로나 검사비가 비싸고 아까워서 그냥 해열제 먹고 앓다가 나았거든요. 식구들 돌봄은 없었구요.

그런데 아들은 아프다면서도 어제는 여친도 만나고 들어오더니 오늘 늦잠 자고 자기 민생 지원금 나가는거 아깝다고 내 카드 챙겨들고 나가서는 비싼 검사 아무렇지 않게 받고 코로나라고 가족 톡방에 올리는거 보니 왜 짜증이 확 올라오는건지...

남편은 주말마다 일때문이라는 핑계로 골프나 치러 가고 방학이라고 뒹굴거리고 알바도 공부도 안하는 아들도 보기 싫고 직장인 되었는데(특수한 업종) 매일 힘들다고 안 좋다고 노는 친구들 부럽다고 징징거리는 딸내미도 속상하고

저도 전업은 아닌데 나 아플때는 죽 한그릇 사다주는 사람 없었는데

코로나라고 엄마랑 밥 따로 먹어야 하나 하고 병원비며 약값 많이 쓰고 온 아들한테 화가 나는거 보면 전 아주 나쁜 엄마인가봐요.

자식들이고 남편이고 간에 다 버리고

어디 숨어버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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