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오늘 국회 보좌관이 올린글

#여의도_옆_대나무숲

25. 7. 17. 오전 9:26 제출됨

<직원인증>

 

나도 한때 그런적이 있었다.

우리편은 무조건 옳고 상대편은 무조건 나쁜놈이라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10년전 국회에 들어왔을때 나는 당황했다. 내가 생각했던 절대선은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10년간 이 당을 떠나지 않았다. 의원 개개인의 생각과 가치관은 천차만별이었지만 우리당이 갖고 있는 가치 지향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서민과 약자를 보호하고 좀 더 많은 사람이 공평하게 사는 세상을 꿈꿨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대통령을 잃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슬퍼했다. 그 이후 사람들은 달라진 것 같다. 비판적 지지란 허상이다. 내편네편이 있을뿐이다. 어느 순간 정치는 스포츠가 되었다. 대화와 타협이 사라졌다. 그저 이기고 지는 싸움만이 남았다.

 

적군의 공격은 그래도 견딜만하다. 하지만 아군의 공격은 배로 아프다.

 

어느새 보좌진은 우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타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들은 반문한다. 비상계엄을 지키지 위해 국회로 달려간 그 사람들이 맞냐고. 왜 이렇게 변했냐고. 우린 변하지 않았다. 의원과 보좌진도 사람이다.

 

때로는 부당한 지시와 갑질도 있다. 그럼에도 야밤에 국회로 달려갔다.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더 큰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왜 저렇게 변했냐고 의아해하기 전에 그렇게 달려갔던 사람들이 저런 말을 하면 이유가 있는것 아닌지 돌아봐야 하는것 아닌가?

 

지지자들의 글을 보면서 10년차 보좌진인 나는 요즘 정말 현타가 온다.

 

보좌진은 원래 그런 존재라며 의원의 쓰레기 분리수거쯤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게 싫으면 저쪽당으로 가란다. 언제부터 우리당이 이런 기본적인 권리조차 주장하지 못하는 당이 된건가?

 

국회 채용공고를 한번 보시라. 그 어디에도 의원의 사적인 일을 위해 보좌진을 뽑는 공고는 없다. 우리는 질의서를 쓰고 법안을 만든다. 영감의 일정을 관리하고 영감을 수행하지만 영감의 사적인 일을 하고자 이 일을 하는 사람은 없다.

 

힘겹게 탄생시킨 정부인 만큼 그 시작이 탄탄대로였으면 하는 바램을 모르는바 아니다. 보좌진들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다들 응원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런 목소리를 내는 것은 우리가 지켜본 바 그 후보는 그 자리에 가서는 안되는 인성의 소유자이며 결코 이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당이 형식적인 결과에만 집착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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