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정엄마는 저희 남매를 키우며
식당에서 직원으로 평생 일을 하셨어요.
아버지도 능력이 없었고, 엄마도 다른 재주가 없으니.
살림을 전혀 모르시던 엄마라서
제가 8살 되던 무렵부터, 옛날에는 생수가 없으니 보리차
끓여 먹었잖아요? 제가 학교갔다 오면 보리차 끓이고
남동생 씻기고, 라면끓여 밥먹고..
세탁기에 빨래해서 옥상에 올라가 빨랫줄에 의자밟고
빨래 널고 방을 쓸고닦고.. 그런걸 다 했어요.
엄마는 퇴근후 술을 즐겨 하셨는데, 남의집 셋방살이
하던 시절이라 화장실이 공동화장실이니까..
부엌바닥에 소변을 매일 보셨거든요?
지린내가 진동을 하니..제가 트리오 풀어 빗자루로
문대고.. 그걸 8살때 부터 했답니다.
엄마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그런걸 했다는게 스스로
기특해요.. 제 엄마는 걸레한번 빨아본 적이 없는데
저는 걸레도 삶고, 행주도 삶고.. 친구엄마를 보고
배운 거지요.
그리고 식사시간이 되면 남동생 밥을 먹이고..
목욕을 시켜야 하고 등등.
예쁜 차찬에 커피도 마시고, 손님이 오면 대접하는 법이랑, 매일 청소를 하고, 날이 저물면 빨래를 개켜 서랍에
넣고.,.모두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친구엄마를 보고
배운 거예요.
제 엄마는 살림하나 안 하면서, 집이 흐트러지면
짜증나니까...저 때리고.
아무튼.. 엄마는 식당에서 일을 하니 삼시세끼 밥을 식당서 해결하시고 집에는 라면 사먹을 돈만 매일 주셨어요.
하루에 400~500원이면 라면1개 계란1알.. 사먹을 수
있었으니까..
제가 출산했을때, 식당에서 반찬으로 나오는 미역국인데
고기나 조개대신 참치 잔뜩넣고,미원 잔뜩 넣은 미역국
비닐봉투에 넣어서 딱1번 가져오셨어요.
엄마가 좀 아프셨는데, 저희 남매도 엄마에게 기본만
했죠.. 무슨 정이 있겠어요?
본인이 아프니까 서러웠던 가봐요.그리고 당장 자식이
미웠던 가봐요.
욕을 제게 막 퍼부으시네요.
위에 적힌 내용을 토대로 살아왔다면, 제가 친정엄마에게
무엇을 잘 못 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