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임신했을때 임부복을 비싸고 예쁜걸 하나 샀어요.
저는 애 하나로 끝내기로 맘먹었고 친한 A에게 임부복을 줬거든요.
근데 A가 애 낳고 난뒤 임부복을 반듯하게 다시 돌려주더라구요.
그러다 또 친한 B가 임신해서 제 임부복을 줬어요.
너무 이쁘다며 그 옷 입고 임신 가족사진도 찍었다고 보여주더군요.
그러곤 애 낳고 다시 반듯하게 새옷처럼 만들어서 돌려주더라구요.
곧바로 C에게 줬고 C는 애 낳고 나서 안돌려줬어요.
저는 애초에 A도 B도 제게 다시 돌려줄거란 생각을 아예 안했고 셋 다 제게 그 임부복 너무 예쁘니 자신에게 달라고 해서 준거였거든요.
아 드디어 당연한듯 이제 그 임부복이 내겐 안오나보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C가 동네엄마한테 줬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C가 하는 말이 그 동네엄마가 이거 비싼건데 맘대로 나한테 줘도 돼? 물어보더래요.
그래서 C가, 뭐어떠냐고.. 이제 원래 주인은 임신할 일도 없는데 했다면서 웃었다네요.
아무 생각 없다가 당시 그 얘길 들으니 살짝 빈정이 상했었어요. 그러곤 나도 별수없네 이런걸로 빈정 상하고... 그랬거든요.
세월이 흘러 그 임부복 입고 낳은 애들 다 성인 됐고 A와 B는 여전히 절친인데 C가 제 뒤통수를 치는 일이 있어서 결국 손절했어요.
진짜 별거 아닌 에피소드인데 사람의 애티튜드 중 사소한 것에서도 관계의 힌트가 있었구나 싶어요.
정말 좋아하는 관계일수록 나는 작은일이라 느끼지 못해도 모두 다들 노력을 하는구나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