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큰형부

 

큰언니가 결혼하고 시간이 흘러

내가 큰형부와 조금 친해졌을때

큰형부가 우리 가족 모두를 부페에 데리고 간다고 함

1990년도였음

 

 

 

우리 가족중에 부페 가본 사람 아무도

없었고 나는 부페가서 혹시 실수할까봐

너무 떨림 스무살

 

 

부페가기로 한 날을 긴장 초조 엄청난 기대속에서

기다림 드디어 부페에 가는데 인원이 많아

형부차+택시 나눠타고 부페에 감

 

 

떨림

형부 뒤만 따라감

형부가 가르쳐줌 저 접시에 원하는 것을

담으라고 함 아니 이렇게 쉬운거였다니 놀람

 

원하는 음식을 가져와 앉고

드디어 긴장이 풀림

이젠 이런 식으로 하면 되는구나 싶어

마음이 편해짐

 

 

형부는 그해 나에게 나이키 오리털점퍼와

소니 워커맨도 사줬는데

나이키 오리털점퍼는 우리 학교에서 내가 제일

먼저 입었고 나는 살면서 내가 뭔가 제일 먼저

가져보거나 한 적이 없어

 

내 몫의 나이키+오리털점퍼가

생긴 걸 나 스스로도 믿을 수 없었고

소니 워커맨 또한 그런걸 가졌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음

형부가 생기며 평생 가져본 적 없는

고급 물건들을 가지게 됨

 

 

 

 

형부는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사하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는데

그 어머니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무뚝뚝한

분이셔서 늘 외롭게 살다가 언니와 결혼해

생긴 새로운  가족인 우리를 너무 좋아했음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새로 생긴 동생들

특히 막내인 나를 좋아해서

처제라고 안 부르고 막내라고 불렀음

 

 

우리 가족 일이라면 언제나 달려와 거들었음

아버지가 없었던 형부는 우리 아버지를

좋아하고 따뜻하고 정많은 우리 엄마를

우리 가족 모두를 좋아했음

 

 

형부는 지금 내 나이보다 더 이른 나이에

오래 투병하다 세상을 떠나심 

 

형부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잊을까

 

나는 오래  형부를 기억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함

 

 

 

막내야

나를 형부는 그렇게 불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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