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이다. 미국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인종 가운데 한인들의 자살률 또한 압도적인 수치로 가장 높다. 특별히 캘리포니아의 한인 자살률은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힘든 이민자의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인종 중에 유독 한인의 자살 비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한인의 체면 문화(Shame Culture)가 큰 역할을 한다. 끊임없는 경쟁 가운데 삶을 이어온 한인들이 실패나 낙오를 경험하게 될 때 쉽게 자살을 선택하게 되는 요인이다. 체면 문화는 경쟁이나 어려움 앞에 실패나 낙오를 한 이유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게 하고, 나아가 그런 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기게 한다. 자신에게 향하는 수치심은 자기혐오와 우울감으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자살 충동에 빠지게 한다.
전통적인 유교 사상과 토속 신앙 또한 이와 비슷한 결과를 일으킨다. 심청전과 같은 이야기가 전형적인 예이다. 이 이야기는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심청을 효녀로 칭찬을 한다. 가족이나 타인을 위한 희생의 방법으로 극단적 선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전통 문화 가운데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타인을 위한 자기희생은 고귀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방식이 자살로까지 쉽게 연결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부모의 지나친 교육열 또한 지극히 위험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성공 강박에 시달리는 자녀들은 경쟁 가운데 연약한 자신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고 극심한 공허감과 우울함에 빠져들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하면 자연스럽게 자살 충동을 경험하게 되며, 수많은 자녀가 실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말 한마디의 가치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힘이 있다. 자살을 생각할 만큼 위기에 처해 있거나 실제로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불안과 우울감 등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겪는다. 이런 사람들에게 자극적이거나 부정적인 말 한마디는 자칫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반대로 따뜻하고 긍정적인 말 한마디는 위기 상황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계기를 마련해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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