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내가 왜 이러는 걸까요?

늦둥이가 3학년입니다

뽑기 잘했다는 농담을 듣는 예쁘게 생긴 아들이에요

엄청 사랑스럽고 마음씨도 따듯해서 힐링 되는 늦둥이 아들이 있는데

딱 하나 공부를 안 합니다

초등 3학년이에요

공부량이 뭐 얼마나 된다고 싶겠지만

학교에서 전화가 왔어요

시계 연산 따로 남겨서 가르치다가 시간이 부족해서 다 못했다고 나머지 가르쳐 주시면 안 되냐고

그러니까 남아서 해야 할 정도로 못한다는 뜻

 

공부방 확 보내고 싶은데

돌머리 소리 들을까 봐 제가 끼고 있어요

한글도 제가 가르쳤는데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가 강해서 한글의 첫부분 ㄱ,ㄴ 가르치는데 6개월

안 하려고 하니까 살살 놀면서 천천히 가르치려고 하니 엄청 시간 걸리고

아야어여 붙이는데 6개월 걸린 것 같아요

학교 가야 할 때 한 달 남겨두고

큰 일 났다 이일을 어쩌나 했는데

받침은 한 달이 뭐야 일주일만에 끝나서

그때 알았죠

모르는게 아니라 새로운 걸 거부해서 익숙해 지는데 시간이 엄청 걸리는 아이구나 라는 걸

파닉스도 한글처럼 시작하는데

영어 하자가 일년

거부하고 아예 안 들으려고 하니까

낯선 언어  거부 안 하고 듣게 하는데 육개월 뭐 이런식

아기때 샴푸 캡 없이 샴푸를 7살에 가능해졌고

드디어 수영장 보내겠구나...는 무슨

머리에 물 넣고 숨 참아 보는게 가능해진게 2학년이에요

주말마다 수영장 자주 갔었어요

물에 익숙해지게 하려고

부부가 수영하거든요

물이 주는 안정이 있어요

남편이나 나나 불안이 높은 사람이라 수영이 무척 운동도 되지만 정서적 치유의 힘도 있어요

교육의 열정이 없는 사람이 아닌데

밖에서 보면 저 엄마는 주부면서 아이를 어찌 이렇게 방치하나 할겁니다

아직 영어 학원도 안못 가고 있어요

단원 평가 있어서 주말부터 70점만 맞자 목표로 기본만 하는데

내가 집 나가고 싶은 심정

진짜로 너 내일 학교 혼자 가는거 연습하자

담날 나는 떠날거야

형 사춘기때는 너가 아기라서 못 나갔는데

이제 컷으니 나는 나갈란다

공부 안 하고 밥도 안 먹고 삐쩍 말라가지고 내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엄마 사표야

숙소예정 진짜 할지도 모릅니다

 

진짜로 큰 애 사춘기때

나가라고 할 수 없으니 내가 나가고 싶은데 

늦둥이는 아기라서 두고 나갈 수도 없고...

승질나면 확 나가서 일주일 있다 오도록 회원권을 진짜 샀어요

평일은 담날 예약 바로 되고 펜션 보다는 깨끗하고 바다 쳐다보면 화 풀리니까

앞으로 사춘기 다가오고 진짜 나가서 화 풀릴때까지 안 오려고

냉장고에 맛있는 음식 있고

남편 다정한데

그래서 내 뜻대로 안되는 자식이 더 짜증나는 걸까요?

살기가 싫어질지경

공부 좀 못한다고 죽고 싶어지는 마음은 왜 이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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