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집 앞에서 슈퍼를 해요.
주말에 음료를 정리하고 있는데 가게 앞에 어떤 성인여자가 옷을 예쁘게 입고 완전 큰 케리어를 들고 엉엉 큰소리로 울고있어요.. 세상이 예전같지 않고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남이 아는 것을 싫어하는 시대니
저도 무시하고 박스정리하는데 목소리가 점점 커지며 우는데 통화를 들어보니 중국인이더라구요.
네, 제가 중국어 전공해서 20년 중국어로 먹고 살았어요..
무슨 일이냐 왜우냐 했더니,
논현동 어디를 가야하는데 택시를 어디에서 잡냐 하는 겁니다.
저는 낯선 곳에 와서 길을 잃어 무서워서 운다고 하기에는 너무 서럽게 울어서,,
내가 알려줄테니 그만울어라..
별일 아냐 하면서 보니 날이 덥고 많이 울어서 그런가 화장이 다 뭉개지고
눈이 정말 새빨갛게 충혈되었더라구요.
어디로 가는지 주소를 주면 알려주겠다 했더니 논현동 호텔이름을 대길래 찾아보니 논현동에 있네요.
전화로 택시를 불러(카카오를 어찌하는지 모릅니다.. 지역콜택시) 기다리는데 근처에 택시가 없다고..
여섯번을 전화했는데 계속 없대요..
밖에서 20분을 기다렸는데 계속 택시가 잡히지 않아서 우선 가게로 들어가서 시원하게 있으면서 차가 돌때까지 기달리자 했더니 싫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 아파트에 사냐고. 그렇다..
이 여자를 아는가? 하면서 사진을 보여줘요..
나이가 지긋한 중년의 아줌마와 아들 그리고 그 여자 셋이 찍은사진..
아줌마가 아주 낮이 익어서 보니
저희가게 단골....ㅡ.ㅡ
갑작 무서워져서 ...
아니 ,,, 나는 잘 모르겠다... 누구냐했더니..
자기가 2년전에 중국에서 이 남자와 결혼을 했고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살았는데 작년에 남자가 한국에 일을 구해서 왔다.. 내가 일을 하고 있어 정리하고 오늘 알려준 주소로 왔는데 나보고 시어머니가 다신 여기 오지 말라고 했다. 남자는 여기에서 다시 결혼을 해서 아이까지 있다고 하더라..... 라며 엉엉.. ㅜ.ㅜ
저희 아파트가 서울의 주요한 곳에 위치해있고 대형평수에 살만큼 사는 사람들인데, 이런사연이......
진짜 나쁜...
다행히 택시가 잡혔고 그동안 걱정말고 우선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니 만나서 잘 이야기하고 마음을 다스려라.. 그리고 택시비가 한화로 있느냐 했더니 샤넬 가방에서 오만원권을 다발로 꺼내서 보여주는데 ,, 헐;;
조심하고 잘가라.. 하고 보냈는데,, (전화번호를 알려달라.. 너무 고맙다 라는데 무서워서 다음에 인연이 되면 보자고 하고 보냄요)
왜이리 나쁜인간들이 많은지... 한여자 인생을 송두리째 뒤집어 놨네요... 에긍
잘살았으면 좋겠네요 그 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