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결혼식에서 본 명품 가방들

어제 남편 거래처 사장님 자제분 결혼식이였는데

거래처분들 모두 부부동반 하신다고 해서

온 몸에 풀 발라 놓은 것 같은 더운 날씨에

결혼식장 끌려갔다 왔어요.

근데 정작 부부동반으로 온건

우리 부부 하나인거 실화냐 ㄷㄷ

분위기 파악 잽싸게 마치고 남편만 내보낸

사모님들의 상황판단능력 존경합니다 ㅜㅜ

 

예식 시간보다 30분 넘게 일찍 도착한 탓에

바로 식사하러 가기도 그렇고 예식은 참석 안 하고

일행들 만나서 피로연장에 같이 가려고 기다리느라

로비에 한참을 서있다보니 하객들 구경하는 것도

생각보다 흥미롭더라구요.

 

혼주 한복과 머리 꾸밈도 너무 예쁘고 우아했고

신부대기실 찾아가서 들여다 볼 정도의 사이가 아니어서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신부가 요즘 신부치고 

나이가 어린 편인지 신부 친구들이 모두

20대 초중반 같았어요.

 

그런데 여자분들 대부분이 나이 상관 없이

명품백을 들고 왔다는게 눈에 띄더라구요.

대략 여자 하객 중 70% 이상은 되어 보였어요.

 

그날 총동원된 명품 백 중 대부분이 샤넬이였고(60%정도?)

그 다음은 생로랑이 많았고 그 외 디올, 루이뷔통 등등...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는 특별히 파티문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저런 명품 백 들고 나갈 일이 생각보다 많진 않다보니

결혼식이야말로 이렇게 차려 입기 좋은 기회겠다 하면서도

2가지 점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첫째는 그 가방들 가격과 벨류에 부합하는 아웃핏을

갖춘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

쉽게 얘기해 정작 본인의 옷과 구두, 헤어와 분위기 모두 

가방 가격만큼의 스타일을 갖춘 사람이 별로 없다는거예요.

사실 그런 사람도 있었겠지 싶어 별로 없었다고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제가 지켜본 중에는 한명도 없었어요.

 

장년층 여자분들 스타일도 그냥 단정하게 갖춰 입은

정도이고 레이스 정장이며 몸에 핏 되는 원피스에

스틸레토힐까지 신고 한껏 멋을 낸 신부 친구들도

예쁘긴 했지만 천만원 넘는 샤넬백에 밀리지 않는

아웃핏을 갖춘건 아니였어요.

 

이건 완전히 소비의 영역이라 각자 가치관에 따라

생각이 다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내가 사는 주거환경, 연소득, 차, 생활수준 등등

모든 여건이 갖춰지고 일정 수준 이상일때

또 하나의 장식품처럼 들고 다니는

명품백이라면 전혀 상관없지만

그런 수준으로 보여지길 바래서 장만하는 명품백은

참 서글픈거라고 생각하는터라

과연 오늘 여기에 온 이 많은 사람들이

어쩜 이리 집단적으로 대다수가 저런 가방들을 메고 온건지

신기하기까지 했어요.

 

 

두번째로 흥미로웠던건 우리나라 20대 여성들의 재력이

과연 이정도였나 하는것 ㅎㅎ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실제 재력은 잘 모르겠으나 이런 자리에 반드시

명품백을 들어줘야 한다고 믿는게 20대들이 가질만한

추세인지 잠시 생각해봤어요.

 

이상 날 더운데 남편 거래처 아저씨들 수다 듣기 싫어서

8만9천원짜리 cos 가방 들고 사람 구경하다온

아짐의 소감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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