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개미 눈동자 만한 작은 씨앗을 파종했어요
그 작은 씨앗 한 알이
떡잎을 내고
본잎을 내고
무럭무럭 자라 열매나 잎을 맺고
그 작은 씨앗 하나의 결과로
수확을 몇번이나 할 수 있다는게
너무 너무 신기해요
먼지처럼 가볍디 가볍고 작은 씨앗
그 안에 이런 생명력이 있다는 거.
오가는 길목 화단 조경수 사이에
자세히보면 보이지도 않을
손바닥 만한 작은 새집이 있어요
어쩜 그리 얌전하고 깔끔하게 지어놨는지
오목하게 포근해 보이는 그 새집안에는
푸른 옥구슬 같은 새알이 세개나 있어요.
오목눈이의 알이에요.
붉은머리 오목눈이.
오동통하고 귀여운 그 오목눈이는
집도 참 오목눈이 답게 지었어요
알의 빛깔이 어쩜 그리 고운지
티끌하나 섞이지 않은 찐 푸른색.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의 찐 파랑.
어쩌다 보게된 오목눈이 집이지만
오목눈이 집 아닌
그냥 새의 집들을 보면
세상에 어찌 그리 촘촘하고
군더더기 없이 완벽하게 집을 지을까.
그 작은 입으로
지푸라기 혹은 나뭇가지
풀 줄기 같은 것들을
수십 수만번 물고 날라
이리 넣고 저리 넣고
베틀에서 삼베짜듯 촘촘히
어찌 그리 완벽하게 지을 수 있을까
볼때마다 참 신기하고 감동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