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테 피해 입히는 거 극도로 싫어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이성적인 타입인 남편입니다.
좋은 학벌에 비해 인생이 잘 안풀린, 아직도 안풀리고 있어서인지
젊을 적에 비해 인상도 안좋아지고 또래에 비해 늙어 보이기도 하고
짜증도 많습니다. 애들이랑 저랑 무서워서 말을 삼키는 적도 많구요. 아무튼..
오늘 아침 운동 끝나고 갑자기 마루에서 팔 굽혀펴기를 하기에
이제 매일 하기로 한거냐고 무심히 물었더니,
'상관하지마' 가 대답으로 돌아왔습니다. 하,,,
그냥 출근 잘하라고 배웅하고 뒤돌아 섰는데
이사람과 살기 싫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며칠 전에는 제가 혼자 당일치기 여행을 하고 돌아 왔는데
여행 어떻냐고 묻길래, 어쩌구 저쩌구 길어야 5~10분 얘기했나?
갑자기 저한테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이러더라구요.
SRT 타고 갔는데 역이 바뀔 때마다 제 옆자리가 계속 바뀌면서
자리가 한 번도 안비워지는게 신기하기도 해서 길게 좀 얘기 했더니
그런 걸 왜 이야기 하냐고, 안궁금하다네요.
더 이상 언쟁도 안한지 오래 입니다.
결론은 '또 내 잘못이지?' 이러고 빈정거리고 기분 나빠 하는 걸로
끝날거 알기에 그냥 입을 다뭅니다. 남편도 바뀌지도 않을 걸 왜 싸우냐,, 로
결론 내렸는지 서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 모르는 척 합니다.
정서적 이혼이란 단어가 있길래 찾아보니
더이상 싸우지도 않고, 일상 대화를 나누지도 않고 관계도 맺지 않는다는 건데
딱 우리 부부더라구요.
아무튼 남편과의 노년이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냥 넋두리에요. 상담 받을 생각은 남편도 없고 저도 없어요.
애들만 잘 자립해 주면 좋겠다는 바램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