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성격에 직장이 배를 타는 일이라
집에서 아이들과 같이 뒹굴며 살지 못하셨고
시절도 그런 시절이 아니어서
항상 거리를 두고 서로 점잖게 지냈는데
언니들에게는 못하시고
막내딸인 저에게 꼭
결혼식 입장 연습하자고
피아노도 없고 카세트도 없이
입으로 딴딴딴딴~ 딴딴딴딴~
우리 누구누구가 시집가네 딴딴딴딴~
하며 저하고 결혼식 입장연습
참 많이 하셨는데
그러고보니
언니들은 다 결혼식에 입장시켜주시고
사위한테 건네는거 해주셨는데
저하고는 연습만 그렇게 많이 하고
딴딴딴딴
못해주셨네요
부모는 알아서 그렇게 하신거 아니시겠지만
유난히 저 데리고 딴딴딴딴
많이 연습하셨던 아버지
막내딸이라 혹시
딴딴딴딴 못해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셨던 걸까요
아버지 돌아가신지가 이십년도 훌쩍 넘었네요
딴딴딴딴
딴딴딴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