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는 평생 직장을 다니셨어요.
회사에서는 승진도 하시고
자기 계발도 꾸준히 하시고 꽤 성공한 인생이었지만 어쨌든 제 입장에서는 기대기 힘든 굉장히 바쁘기 만한 그런 엄마였네요
비가 와도 우산 같은 거 가지고 오시는 법 당연히 없고 비를 맞았는지 어쩐지 걱정도 없고 뭐 준비물 빠뜨려도 전부 내 책임이고 혼나야할 일이고요
알아요. 제가 챙겨야 되는 건 맞는데 너무 어릴 때부터 그래야 했었고 또래의 친구들에 비해서 챙김을 못 받는다. 친구들 부럽단 생각을 계속했던 것 같아요. 휴일이면 늘 공부한다고 어딘가를 가셨고 애를 또 어디다 맡기냐면서 늘 짐처럼 취급 당한 기분도 남아 있고요
어쨌든 저도 책임감이나 계획성은 뛰어나서 좋은 대학나왔고 잘 살고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컸다고 별 문제는 없어요. 그런데 친정 엄마가 나이 드시면서 자꾸만 정서적으로 기대려고 하시고 다정다감하게 지내길 원하는데 저는 정서적으로 그게 되질 않아요. 어색하고 불편하고 왜 이러시나 싶어요? 마음먹는다고 안되더라고요.
그냥 살던 대로 살고 싶어요.
마치 후회처럼 사과처럼 내가 왜 그렇게 무심하고 냉정했는지 모르겠다라든지. 이 제 나이 들고 보니 직장보다 가정에 조금 더 신경 쓸 걸 그랬다. 라든지 말씀을 하시면서 꼭 같이 뭘 먹자 어딜 가자 하시는데 저는 그것조차도 이기적으로 보이네요. 왜냐하면 저는 저도 제 아이들 키우느라 너무 바쁘거든요
저희 아이들 데리고 자주 놀러 다니는 편인데 그때마다 같이 가고 싶어 하고 여전히 다정다감한 모습이나 챙기는 면모는 없어서 만나봤자 꽤 이기적인 모습뿐이거든요. 그런데도 자꾸 같이 하고 싶어해요. 저는 너무 부담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