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신다고 다니러 오셨는데
하룻밤 주무시고 어제 남편하고 병원가시고
저는 출근했다가 5시에 퇴근해
집에 왔는데
어머님이 그때부터
한번도 안쉬고 계속 이야기하시는데
밤 11시까지 정말 단한번도 안 쉬고
주제도 완전 시공간을 초월한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괜찮으신가 싶게
단한번도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하셔서
밤 11시에 GG를 선언하고
방에 들어가서 잤는데
9시에 온 남편이 11시에 저와 교대하고
어머니 이야기
들어드리는데 남편과는 주제가 또 확 바뀌시더라구요
올해 농사이야기 위주로 하시는데
아마 저는 못 알아들으니 안하신듯
저와는 피난이야기 결혼 출산 시집살이
이런 이야기하심
오늘 가시는데
오늘 아침 5시에 일어나셔서
어제와 똑같이 이야기 시작하셔서
진짜 한번도 안 멈추고 계속
이야기하시는데
중간에 어찌된 일인지
지니를 호출하셨는지
한참동안
어머니는 모르시고
지니는 계속 대답하는 상황이 한동안
이어지다 지니 포기하고 스르르 꺼지고
아침먹고 남편이 나가며
<진짜 엄마 말씀 너무 많이 하신다>해서
<아까 한번 제발 그만 좀 하세요>할뻔 했다고 대답
머리가 너무 아프고
더이상은 못 듣고 있겠는데
마침 참기름병 필요하다 하셔서
분리수거장 나와 소주병 줍다가 이 글을 씁니다
아버님 돌아가신지 8년 되셨고
내내 혼자 사셨어요
어느 날은 혼자서도 한참 이야기하신대요
오늘 제가 모셔다 드리는데 시간은 두시간정도
걸리고 운전석에서는 하나도 안 들리는데
혼자 계속 이야기하시고 그러시다 잠드실거예요
소주병 수거해서 이제 집에 갑니다
어느날 지금 우리집에 남편이든
저든 혼자 남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