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을 용서하지 못해 마음이 힘들어요

저는 결혼25년차 50대 주부입니다. 

남편은 가난한 집 장남으로 결혼하고 보니 그집 가장이었더군요. 

월급을 통째로 시어머니한테 주고 카드만 받아쓰던 아들이요. 술도 담배도 안하고 이렇다할 취미도 없는. 

결혼 초 출산전까지 맞벌이를 했고

제가 돈에 밝지를 못해 남편이 자기 월급을 꽁꽁 감추고 내놓지 않아도 몇번 얘기하다 지쳐 알아서 잘 관리하겠지 했고 그냥 어찌 저찌 살았어요. 제가 아이 낳고 알바와 파트로만 일하며  세상 돌아가는 걸 보니 집도 사야겠고 돈도 모아야겠어서 집사자 적금은 어쩌고 있냐 해도. 

일단 이런 얘기만 나오면 멍하니 티비만 볼 뿐 아예 대꾸 조차를 안해요. 전 옆에서 애원도 하고 울기도 하고 사정도 하니 맥놓고 포기하고. 

제가 좀 등신같았어요. 결국 어찌 저찌 경기도 변두리 집을 마련하고 이건 아니다 싶어 또 갈아타자 해도 결국 못하고

복도식 임대아파트 옆단지 다른 집 다 오를 때 오르지도 않고 좁아사 4인가족 살기도 어려워 세주고 저희도 반전세 살고 있어요. 알고 보니 그동안 시어머니 용돈으로 보낸돈이 현금으로 1억이 넘더군요.그 외로도 더 있을것 같은데. 그건 확인이 안되구요. 반전은 저희 친정에서 전세값 3천 빌려주신건 그냥 갚지도 못하고 꿀꺽했구요.

남편이 이제 곧 퇴직이라 일이 줄고 한가하니 이제사 제 말이 들리는지 제눈치를 보고 제가 늦으면 설거지도  어쩌다 해두면서

그동안 잘못해서 이제 저를 위해주면서 살겠다는데. 그동안 생활비를 제대로 준 적이 없이 카드만 써라 하니 경제적으로 제가 너무도 운신할 폭이 없었어요. 처음엔 카드 쓰면 얼마썼나 문자가 가는 카드를 주더군요. 

그러니 왠만한 소비는 제가 애 키우며 과외도 하고 다른 알바도 하며 어쩌다 친정에 돈쓸일이라도 읶으면 진짜 맘졸이고 전전긍긍하고 그러면서도 조금씩 돈도 모으고 했어요. 

남편은 멀쩡한 직장 다니며 기껏 자기 알아서 돈관리 한다더니 주식해 수억 떨어먹고. 망연자실 누웠더니 이제사 마누라한테 잘하겠다고 하니. 

술주사 없고 한눈 안팔고 다른면으로 착실하게 산 사람이라고 해도. 

지난 세월 제가 애원하고 뭐라 의견을 낼 때마다 돈문제만 걸리면 외면하고 대꾸도 안하던 그 무시가 너무도 미워요.

이제 와서 잘하려는것도 그게 절 위해서가 아니라 늙어 초라하니.마누라도 없으면 완전 홀애비 신세니 자기 위해 저러는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년 둘째도 대학들어가며

이혼하자고 제가 집을 나갔었어요. 그전에는 애도 아직 수험생이고 제가 큰 능력이 없어 용기가 없었는데. 

이렇게 소통이 안되고 답답한 사람이랑 더 사는건 내가 너무 안된 일이다 싶어 결단을 내렸는데...

빌더군요. 

그래서 어찌 저찌 다시 사는데. 외도를 한것도 아니고 도박을 해서 전 재산을 날린 것도 아닌데.

제가 생활비 때문이 넘 힘들어서 현금으로 생활비를 달라 집을 사서 이사를 가자. 어쩌자 할 때. 

울고 있는 제 앞에서 폰만 보고 대꾸도 없었던 그 모습이. 하루도 아니고 십 몇년을 계속 그랬던 게 너무 가슴에 맺혀요. 

그는 왜 그랬을까요. 본인도 뭐라고 대답을 못해요. 기억은 하더군요. 자기가 그런걸. 자기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데요. 전 그걸 저에 대한 철저한 무시라고 여겨요.

최소한 생각해 보자거나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거나

뭐라고 말이라도 한마디 했으면 그 다음이 있었을텐데. 그냥 마치 없는 사람 처럼 묵묵부답이었어요. 

이제사 잘 살아보자고 애써도 과거 그 모습이 이해도 안되고 용서가 안되서 마음에 응어리가 있어요.

남편 외도를 참아내고 사시는 분들은 어찌 사시는건지. ㅠㅠ

 

이렇게 산걸 보면 저도 참 어지간히 답답한 사람이었기는 해요. 제팔자 제가 꼰거죠. 신혼초에 바로 잡았어야했는데

친정부모님 평생을 악다구니로 싸우고 사셔서 전 싸우는게 너무 싫었거든요. 그냥 내가 참으면 내 맘을 알아주겠지.. 했던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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