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제나이 50인데 17살의 제가 너무 불쌍해요

사는게 바쁘고 분주해서

매일의 삶이 늘 버거워서

과거까지 챙기지 못하고 살아왔어요

눈뜨면 또 하루하루 살아내느라 말이죠

지금도 쉽지 않은 삶이긴한데

이번에 소년공 출신 대통령 과거 살아온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자꾸 보다보니(알고리즘 때문에 원치 않아도 한번 우연히 봐도 관련동영상이 자꾸 떠서요)

40년 전의 내가

30년 전의 제가

자꾸 생각이 나면서 불쌍해서 눈물이 나네요

이런 신파찍기 싫은데

또 누구의 삶이든 어디 쉬운삶이 있겠어요

그냥 넋두리로 들어주세요

여기에 얘기하면 제 불쌍했던 17 소녀를 잘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17살 저는 허름한 3층 빌라 꼭대기에 살면서 여기서 떨어지면 죽지않고 불구가 되겠다 싶어  버스로 2정거장  15층 아파트 계단을 한층한층 걸어올라갔어요

매일 떨어질까 말까 몇시간을 고민하다 다시 내려오고 그랬어요

매일 원수처럼 싸우던 부모님

늘 발바닥에 밟히던 소주병파편 혹은 소주잔 파편들

엄마의 비명

눈물

동네사람들 수군거림

17살 자라는 내내 그리 살았는데

17살 여름에 엄마가 집을 나갔어요

외려 그때부터 살아야겠다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6시에 일어나 내도시락 2개, 동생 도시락 한개 싸고 미친듯이 뛰어서 버스타고 등교하고 야자하고

한달에 한번 독서실비 5만원 타내려고 아빠한테 빌다가 울다가 미친듯이 악다구니 쳐서 겨우 받아낸 그돈으로 악착같이 새벽 2시까지 공부하고 다시 6시에 일어나고 했어요

도시락 반찬은 늘 큰 사각형 벽돌햄 자른거 구워서 케챱뿌린거

너무 챙피해서 혼자 먹었어요

그나마도 조금이라도 늦잠자서 도시락 못싸면 저도 동생도 하루종일 쫄쫄 굶었어요

(신체적 정서적으로 늘 배고팠던 그때 영향으로 지금도 음식을 보면 절제를 못하고 미친듯이 먹는거 같아요)

나랑은 다른 고민들을 얘기하는 아이들과 도저히 섞일수가 없어서 친구도 없었고요

대학을 꼭가야지 했어요

그래야 벗어난다 

오직 그생각으로 버텄어요

저의 여고시절은 오직 대학가야겠다는 일념으로 매달 아빠와 싸우고 투쟁해서 얻은 독서실비 5만원과 벽돌햄과 케찹, 미치게 졸렸던거, 늘 배고팠던거 밖에 생각이 안나요

그때로 타임머신 타고 돌아가  그 아이를 볼수만 있다면  꼭 안아주고 싶어요

얘야 너 참 힘들지

배고프지

피곤하지

독한것

그래도 죽지않고 잘 버텼다

잘했다

잘했어

 

그냥 끄적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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