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음식 진짜 못 하는데 주위에서 맛있다고
해마다 나눠달라고 줄 서는 반찬이 딱 하나 있어요.
마늘쫑 간장장아찌인데 재작년 우연히 발견한
유툽 레시피 하나가 대박이였던거져
특히 시아버님이 너무 맛있다고 좋아하셔서
올해는 넉넉하게 가져다 드리려고 마늘쫑을 6kg나 샀어요.
일년 가까이 두고 먹어도 아삭하고 맛있는데다가
올해는 야심차게 소금물에 삭혔다가 고추장 양념에
무쳐먹는것도 하려고 이틀 전에
간장장아찌 4kg 담그고 2kg는 소금물에 삭혀서
세탁실에 뒀거든요.
근데 제가 커다란 스텐보관용기가 없어서
플라스틱 용기에 펄펄 끓는 간장물 붓기는 찜찜하길래
큰 스뎅볼 2개에 나눠서 삭히고 있었어요.
오늘 아침에 소금물에 삭히던거 양념에 무치려고
싱크대에 체망 받쳐두고 소금물에 삭힌 마늘쫑을
냅다 부었는데.......ㅜㅜ
그게 간장장아찌인거였져 ㅠㅠ
아직 맛도 다 안들었는데 간장물을 죄다 버렸으니
저 많은 마늘쫑을 어째요.
다시 간장물 끓여서 붓자니 너무 물러질것 같고
간장이며 식초 설탕 젓갈 등 재료도 엄청 많이 들어갔는데
아깝기도 하고 다 써버려서 또 사러 나가야해요.
그냥 이 상태에서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겠져?
간장물 끓이고 냄새 빼느라 이틀 걸렸는데
그짓을 또 해야하는것도 빡치고
그렇게 다시 만들어 부어도 될지 모르겠고
아침부터 총체적 난국이예요 ㅜㅜ
사골 3시간 넘게 끓여서 뼈만 남기고 국물 다 버렸다는
얘기 듣고 깔깔대고 웃을 처지가 아녔어요 ㅠㅠㅠㅠ